가습기살균제 성분 들어 '표면소독'만 해야 하지만 '공기소독' 근절 안돼
정부, '흡입독성' 방역용 소독제 분사 근절방안 내달까지 마련
정부가 '흡입독성' 문제가 지적된 방역용 소독제 안전관리 강화방안을 다음 달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30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실무 당정협의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환경부·질병관리청·행정안전부·고용노동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표면소독용'으로 승인·허가된 방역용 소독제를 분사해 사용하는 일을 근절하기 위한 '범부처 안전관리 강화방안'을 내달 말까지 수립하기로 했다.

또한 방역용 소독제 판매·구매 이력이 파악되게 추적관리체계도 마련한다.

방역용 소독제 용기 겉면에 '공기소독 금지' 문구를 표시하도록 의무화하기로도 했다.

밀폐공간에서 공기소독이 이뤄진 경우 일반인에게 미치는 영향도 파악한다.

정부는 국립환경과학원이 재작년 4급 암모늄 화합물이 함유된 방역용 소독제 흡입독성을 시험하고도 관련 사실을 설명하고 알리는 데 미온적이었던 경위도 조사할 계획이다.

정부, '흡입독성' 방역용 소독제 분사 근절방안 내달까지 마련
4급 암모늄 화합물은 현재 방역용 소독제로 허가·승인된 133개 제품 가운데 80%에 함유됐을 정도로 국내외에서 소독제에 많이 쓰인다.

가습기살균제에도 쓰인 4급 암모늄 화합물은 흡입 시 호흡기에 악영향을 준다.

다만 국내 방역용 소독제는 모두 '물체 표면을 닦아내 소독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도록 허가·승인됐고 용법대로 사용하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표면용'으로 승인된 소독제를 물에 희석해 공중에 분사해 사용하는 경우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 자주 있었고 현재도 완전히 근절되지 않았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재작년 진행한 4급 암모늄 화합물 함유 방역용 소독제 6종을 대상으로 실시한 흡입독성 시험에서는 흡입독성 값이 0.193㎎/ℓ로 나타났다.

여기서 흡입독성 값은 비부(코)에 제품이 노출된 실험용 쥐 절반이 목숨을 잃을 때 농도로 기존에 국내외에서 알려진 범위 내였다.

그간 환경과학원은 '방역용 소독제는 물체 표면 소독용이어서 승인·허가 시 규정에 따라 흡입독성 시험 자료 제출이 면제된다'라고 밝혀왔는데 과학원이 흡입독성을 시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과학원은 "재작년 실험은 방역용 소독제 안전성에 문제가 있어서 실시한 것이 아니라 2019년 시행된 화학제품안전법에 따라 소독제 전반 유해성 연구를 위해서 실시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흡입독성 값만으론 위해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고 사용량·사용방법·노출량·노출방식 등을 반영한 평가가 필요하다"라면서 "2024년까지 진행할 예정인 살생물제 승인·심사 시 방역용 소독제 위해성을 평가해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