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판콜 등 13개 품목으로 제한된 편의점 상비약 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3개에 묶인 편의점 상비약…위원회는 5년째 휴업
안전상비약시민네트워크는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출범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와 재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시보건협회,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바른사회시민회의, 소비자공익네트워크 등 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들은 올해 3월 12~21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뒤 이런 결론을 내렸다.

이 설문조사에서 편의점 상비약 구입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62.1%가 ‘품목 수를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국내 편의점에서 팔 수 있는 상비약은 4개 질환군 13개 품목으로 제한됐다. 미국에선 150여 개 성분 의약품 3만 종류가 약국 밖에서 판매되는 것을 고려하면 턱없이 적은 수다. 일본 소비자들도 2000종류 의약품을 약국 밖에서 살 수 있다.

2012년 11월부터 편의점 상비약 판매 제도를 시행한 보건복지부는 당시 1년이 지나면 품목을 재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10년이 넘도록 그대로다. 명단 교체를 위한 ‘품목선정위원회’는 대한약사회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2018년 8월 6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열리지 않고 있다.

이번 조사에선 성인·소아용 해열진통제와 감기약 품목 등을 추가하고 지사제, 화상치료제, 제산제로 확대해야 한다는 수요가 확인됐다. 소화제 제품을 바꾸고 파스에 스프레이 제품을 추가해야 한다는 요구도 많았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