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대로 번쩍이는 친환경 전등 고안해 인간-동물 공존 도모
케냐 청년, 사자 쫓는 '라이언 라이트' 개발…"국제적 관심"
케냐 마사이족 청년이 사자를 비롯한 야생 동물을 쫓아내는 장치를 발명해 인간과 동물의 평화로운 공존을 실현하는 데 기여했다고 현지 일간지 더스탠더드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3살의 리처드 투레레는 번쩍이는 불빛이 순서대로 깜빡이는 손전등으로 야생동물이 침입하는 것을 막는 일명 '라이언 라이트'라는 시스템을 고안해냈다.

주로 태양 에너지로 작동하며 흐린 날이나 일조량이 적을 때는 풍력으로 충전할 수 있는 투레레의 발명품은 지속 가능한 친환경적 장치다.

그는 "사자가 꺼리는 인간의 존재를 재현한 간단한 개념"이라며 "사자가 접근하면 일련의 번쩍이는 불빛이 작동하며 사자는 변화하는 패턴에 불편함을 느끼고 도망친다"고 설명했다
그가 나고 자란 케냐 나이로비 국립공원 남쪽 키텡겔라 지역에서는 공원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야생 동물과 마주치는 일이 흔하다.

사자, 하이에나, 표범, 치타 등 포식자들은 종종 가축을 잡아먹기 위해 사람이 사는 지역으로 침입하며, 초식성 야생동물도 가축과 방목지를 두고 경쟁한다.

야생동물과 조화롭게 살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자라는 맹수는 특히 주민들의 삶을 끊임없이 방해하고 있다.

투레레는 "어느 날 사자가 1주일 만에 소 아홉 마리를 죽였고, 우리 마사이족은 가축을 매우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이 악순환을 끝낼 해결책을 찾아야만 했다"라고 토로했다.

사자가 민가를 침입할 때마다 주민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 결국 이는 사자 개체 수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전 세계 사자들의 개체 수는 지난 20년 동안 43% 감소했다.

케냐 정부는 야생동물에 가축을 잃은 주민들에게 금전적 보상을 하며 사자 개체 수 보존에 노력해왔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지속 불가능한 일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투레레가 만든 장치가 하나의 해답을 제시했다.

그는 라이언 라이트를 도입한 이후 나이로비 국립공원 주변에서 사자가 한 마리도 죽지 않았으며, 개체 수가 15% 증가했다고 밝혔다.

라이언 라이트의 아이디어는 최근 국제적인 관심을 끌며 탄자니아, 보츠와나, 나미비아, 아르헨티나, 인도에까지 도입되고 있다.

현재 자신의 단체를 설립한 투레레는 유럽특허청이 30세 이하 차세대 발명가들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 제정한 제2회 젊은 발명가 상 최종 후보 3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투레레는 자신의 발명품이 다음 세대가 야생동물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기를 희망한다.

그는 "이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영감을 주어 그들도 무언가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누구나 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커뮤니티에서 교육이나 자원 없이도 이 일을 해냈다면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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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