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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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서는 ‘5월에 팔아라(셀인메이·Sell in May)’라는 오랜 격언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반도체주가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투자심리가 엔터테인먼트·조선·자동차주에도 번지고 있다며 증시 상승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달 들어 2.3% 올랐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매수에 자극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주식시장에서 각각 3조360억원, 4660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3조2280억원 팔아치웠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는 반도체주로 몰렸다. 외국인은 이달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샀고, SK하이닉스(순매수 2위)도 대거 사들였다. 기관도 SK하이닉스(순매수 3위)를 투자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7.3%, SK하이닉스는 22% 상승했다.

두 종목을 포함한 반도체 업종은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도체 종목 41개를 담은 KRX 반도체 지수는 이달에만 9.5%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연이어 상승세를 기록하며 반도체 업황이 저점을 통과했다는 기대감 강화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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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는 반도체 종목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를 근거로 실적 가이던스를 크게 상향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확대됐다”며 “특히 AI 모델 개발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와 클라우드 수요가 개선되는 점은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증권업계는 반도체주와 함께 엔터테인먼트주, 조선주, 자동차주에 대한 전망을 밝히고 있다. 각 업황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외국인투자자의 투심을 자극했다는 이유에서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대비 순매수 강도로 보면 외국인은 이달에 반도체와 비슷한 수준 또는 더 강한 강도로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조선, 자동차와 같은 업종 주식에서도 매수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대석 연구원은 "외국인은 앞으로도 순매수를 지속하고 범위도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통상 외국인 순매수가 다른 업종들로 확산하는 국면에선 코스피도 긍정적인 변화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문형민 기자 mhm9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