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소월로에 위치한 CJ 더 센터 사옥1
서울 중구 소월로에 위치한 CJ 더 센터 사옥1
8개 종목 무더기 하한가 사태 속 폭락했던 CJ가 증권가 투자 유망 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실제 하한가 사태 이후 한 달간 외국인들은 CJ를 약 31만주, 308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달 들어서는 기관들도 매수세에 동참 중이다. CJ 비상장 자회사들이 호실적까지 내놓자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한 지난달 24일 CJ 주가는 장중 전거래일대비 28.15% 떨어진 7만8100원까지 추락했다. 다른 하한가 종목들처럼 CFD 반대매매에 노출된 탓이었지만, 주가가 하한가로 내리꽂지는 않은 덕에 '8개 종목'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후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CJ 주가는 한 달째 9만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4월 한때 12만원까지 넘봤던 때가 무색하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CJ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비상장 자회사들의 높은 성장세에 비해 주가가 과소평가되어 있다는 분석이다.

CJ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제시한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CJ 비상장자회사인 올리브영과 푸드빌이 호실적을 내고 있다"고 봤다. 올리브영은 1분기 매출액 8291억원, 순이익 773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42.3%, 97.7% 증가한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푸드빌도 국내 외식 회복 및 해외 베이커리 성장 등으로 흑자전환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3.9% 감소한 것도 극복 가능하다는 평가다. 목표주가 11만원을 내놓은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심 자회사인 제일제당의 수익 부진과 ENM의 적자전환이 컸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올리브영 순이익이 늘었고, 프레시웨이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9.3% 늘어난 점이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같은 전망은 외국인 매수세로도 증명된다. 4월24일~5월24일 한 달 동안 외국인은 CJ 주식 31만여주를 쓸어 담으며 34만주에 달하는 개인 매도량을 받아냈다.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했던 8개 종목 모두 외국인은 순매도 중인 점과는 대조적이다.

기관도 매수세 동참한 것으로 집계된다. 기관은 이달 들어 CJ 주가를 본격 매집하기 시작했다. 기관은 17일부터 24일까지 6거래일 연속 CJ 주가를 사들였다. 최근 한 달 동안은 1만8000주가량을 순매수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관 매수세에 대해 "CJ 주가 상승 여지가 있다는 전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상승 여지도 충분하다는 전망이다. 최정욱 연구원은 "CJ의 실질 순자산가치(NAV)가 5.4조원에 달하는데 반해 현 시가총액은 약 2.6조원 수준에 불과해 가격 매력이 높다"고 밝혔다. 김수현 연구원도 "올리브영의 고성장세, 제일제당과 ENM의 실적 회복세 등을 볼 때 주가 하락은 과도했다"며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고 했다.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