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김동연 경기지사의 역점 사업인 배달라이더 ‘기회소득’ 정책이 초반부터 위기를 맞았다. 교통법규를 위반하지 않은 라이더에게 일종의 안전수당을 지급하는 정책인데, 도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가 거세 조례 통과가 여의찮아서다.

24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22일 ‘경기도 플랫폼 노동자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조례에는 도가 인정하는 안전교육을 이수했거나, 3개월간 교통사고 이력이 없는 배달라이더에게 상·하반기 60만원씩 연 120만원의 수당(기회소득)을 지역화폐 혹은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기지역에서 활동하는 배달라이더는 약 2만3000명으로 작년 4분기 교통법규를 위반하지 않은 라이더는 약 1만 명이다. 도는 이 가운데 5000명가량이 안전 기회소득 지급 대상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례안을 심사할 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연 120만원을 연간 근무일 247일로 나누면 하루평균 약 5000원을 겨우 넘기는데, 인센티브로서의 효과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김완규 도의회 경제노동위원장(국민의힘)은 “교통법규를 지키는 건 모든 이의 의무인데, 왜 배달라이더 직종에만 안전수당을 지급하는 것인지 공감을 얻기 어렵다”며 “배달노동자의 권익 개선을 위한다면 안전규칙 정비와 배달비용을 현실화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기회소득 정책에 대해 ‘시장에선 당장 인정받지 못하지만 사회적 가치를 생산하는 활동에 대한 보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도는 다음달부터 도내 장애인 2000명에게 6개월간 매달 5만원 수준의 활동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고 중위소득 120% 이하 예술인 1만1000명에게 ‘예술인 기회소득’을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장애인의 건강을 증진하고, 예술인의 창작을 유도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취지다.

예술인 기회소득 정책도 시행까진 문턱이 상당하다는 관측이다. 지난 4월 임시회에선 국민의힘이 선심성 정책이라고 반발해 무산됐고, 6월 정례회 처리도 불투명하다. 도의회 관계자는 “기회소득은 도와 지자체가 50 대 50으로 비용을 분담하기 때문에 기초지자체 의회에서도 조례를 제정해야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지자체에서만 조례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