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 직후 무단결근한 직원들 업무방해 '무죄'
법원 "폭력적 수단 아닌 집단퇴사는 업무방해 아냐"
사측의 처우에 항의하며 무단결근한 직원 4명이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5단독 김효진 부장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33)씨 등 4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들은 광주의 한 휴대전화 판매 대리점에 근무하며 지난해 5월 10일 오전 점주에게 처우에 대해 항의하고 당일 오후부터 다음날까지 무단으로 결근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 등은 사전 약속 없이 점주를 찾아가 직원 험담, 건강보험료 미납, 급여 차등 지급 등에 대해 항의했다.

이들은 퇴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당일 오후부터 출근하지 않았다가 다시 면담을 거쳐 5월 11일 결근은 휴가로 처리하고 다시 출근하기로 했다.

김 부장판사는 "직업 선택의 자유 안에는 직업 이탈의 자유도 포함된다.

집단 퇴사로 근로 제공을 거부하고 사용자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하는 행위가 모두 위력에 해당한다면 형사처벌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하고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폭력적 수단을 수반하지 않는 집단 퇴사, 근로 제공 거부는 업무 인수인계 등이 소홀했다고 해도 사용자의 사업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부장판사는 "화가 난 피고인 한 명이 먼저 퇴사 얘기를 했고 다른 이들도 순차적으로 의사 표시를 했을 뿐 사전에 공모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면담 및 협의 과정을 볼 때 사용자에게 막대한 손해나 혼란을 초래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