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김씨 부친 치통약 복용…보험금 수령도 사실상 불가능"
무기수 김신혜 "보험금 노리고 수면제 먹였다? 반박근거 확보"
친부 살해 혐의를 받는 무기수 김신혜(46)씨의 재심 재판이 1년 만에 재개됐다.

김씨 측은 보험금을 노리고 수면제 탄 술을 먹여 범행했다는 경찰의 잘못된 수사를 반박할 근거들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부(박현수 지원장)는 24일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재심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은 2022년 4월 이후 13개월만으로, 증거조사 방식과 범위, 추가 증인신문 범위 등을 협의하기 위해 열렸다.

검찰은 범행에 쓰인 것으로 지목된 수면유도제 성분에 대해 김씨 측이 의문을 제기함에 따라 추후 감정 신청을 하고 피고인 신문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해당 약물을 장기간 복용해왔다면 사건 당일 복용하지 않아도 피해자에게서 검출된 정도의 수치가 나올 수 있다는 사례를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또, 2003년 방송 시사 프로그램에서 "아빠가 치통이 심해 진통제, 항생제를 계속 먹었다"고 아들이 증언했고, 약사도 아버지가 방문했다고 인터뷰했다며 해당 진통제에 같은 성분이 들었는지 등을 입증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아버지의 생명 보험금을 노렸다는 범행 동기에 대해서도 "보험 수익자가 김씨 혼자가 아닌 '상속인', 즉 온 가족으로 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동생들은 미성년이어서 새어머니가 대신 보험금을 청구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당시 새어머니는 연락이 안 돼서 아버지가 사망한 사실도 몰랐다"며 "새어머니를 증인으로 신청해 보험금이 범행 동기가 될 수 없음을 입증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앞서 재판을 거부하기도 했지만 이제 적극적으로 무죄를 밝힐 생각이다.

왜 억울한 죄를 뒤집어쓰게 됐고, 어떤 오해들이 생겼는지 법정에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2000년 3월 전남 완도에서 아버지에게 수면유도제가 든 술을 마시게 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2001년 3월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그러나 그는 "동생이 죽인 것 같다"는 고모부 말에 거짓 자백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경찰의 부적법한 수사가 인정돼 2015년 11월 재심이 결정됐다.

김씨의 재판은 2019년 3월부터 시작됐으나 김씨 측이 변호인 교체와 국선변호인 선임 취소 등을 하면서 연기됐다.

법원은 지난해 4월 김씨가 불출석한 상태에서 사건 담당 경찰관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한 뒤 김씨의 심신장애를 이유로 공판 절차를 중지했다가 이날 재개했다.

김씨의 다음 재판은 오는 6월 28일에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