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남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경남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이 노무현 전 대통령 14주기를 맞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집결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외연 확장에 나선 국민의힘에서는 김기현 대표가 참석했다. 지지율이 주춤한 더불어민주당도 이번 행사를 계기로 지지층 결속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23일 봉하마을 인근 생태문화공원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구자근 당대표 비서실장과 윤희석 대변인 등이 동행했다.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국회에서는 김진표 국회의장과 이광재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추도식 참석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에 대한 흑역사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며 “생각과 철학이 다르더라도 전직 대통령은 예우하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에 참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 추진 등 전직 대통령 예우를 민주당이 문제 삼는 것과 차별화하며 중도층 확장을 노린 행보로 해석된다. 추도식 참석에 앞서 경남 거제의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것도 확장 전략의 일환이라는 설명이했다.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전원과 50명이 넘는 현역 의원이 봉하마을을 찾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와 이해찬·한명숙·정세균 전 국무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병완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친노 인사도 대거 참석했다.

야권 인사들은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한 날 선 발언을 쏟아내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이 대표는 추도식 이후 “민주주의가 다시 퇴행하고 노 전 대통령이 꿈꾸던 역사도 일시 후퇴한 것 같다”며 “노 전 대통령이 꿈꾼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향해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전범진/고재연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