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 제공
인터파크 제공
쇼핑·도서사업 부문을 매각하고 여행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구조 개편을 마무리한 인터파크가 브랜드 정체성 제고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야놀자로의 매각 절차도 완전히 마무리돼 여행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해외여행이 활발해진 만큼 지금이 공격적인 브랜드 마케팅을 펼칠 적기라는 게 인터파크의 판단이다.
"우리가 여행 1등" 인터파크 100억 마케팅


브랜드 입지 강화 나서


인터파크는 ‘해외여행 1등은 크다. 인터파크다’라는 카피를 내세워 신규 브랜드 캠페인을 지난 20일부터 시작했다. 해외여행 1등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톱모델인 배우 전지현을 내세워 TV·유튜브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는 서울 강남역, 삼성역 주변에서 초대형 디지털 옥외광고도 송출할 예정이다. 인터파크가 작년 지출했던 광고선전비는 총 98억원이었다. 올해는 관련 비용이 1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파크의 브랜드 입지 강화 의지는 광고 캠페인 시작 시기에서도 엿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인터파크는 신규 캠페인을 공개하기 직전인 19일 새 브랜드아이덴티티(BI) 작업을 마무리했다.

인터파크가 새로 선보인 BI는 인터파크의 영어 머리글자 ‘i’를 모티프로 사람이 걷는 듯한 형상을 표현했다. 인터파크가 제공하는 항공·숙박·레저 상품을 통해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해볼 것을 권하는 의미를 담았다.

사업구조 개편 완료


톱배우를 내세워 공격적 마케팅에 나선 건 최근 사업구조 개편이 완료된 것과 연관이 깊다. 인터파크는 지난달 커머스 부문(쇼핑·도서사업 부문)을 큐텐에 매각해 여행 관련 사업부만 남겼다. 3월엔 공정거래위원회가 야놀자의 인터파크 인수합병(M&A)을 최종 승인해 기업결합 절차가 마무리됐다.

지난해 6월 인터파크와 트리플이 합병한 데도 인터파크가 종합 여행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파크는 그전까지 주로 항공권 판매로 매출을 올려왔다. 이에 따라 소비자 사이에선 ‘인터파크=항공 플랫폼’이란 인식이 강했다.

트리플과 합병한 후 인터파크는 숙박·여행·레저상품 매출 비중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여행 일정을 짜주는 앱에서 시작한 트리플은 항공권, 호텔 숙박권, 관광지 입장권 등 각종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쪽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사명을 인터파크트리플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의도된 각인 전략인가


여행·광고업계에선 ‘해외여행 1등’이란 카피와 관련해 인터파크가 의도적으로 ‘1등 각인 전략’을 쓰는 것으로 본다. 인터파크는 해외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종합여행사·플랫폼 가운데 매출 기준 1등이 아니다. 지난해 인터파크 투어사업 부문 매출은 458억원으로 하나투어 여행알선서비스 부문 매출(1028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해외 항공 발권금액이 다른 회사보다 많아 1등이란 점을 강조했다”고 해명했지만, IATA의 올해 1~4월 해외 항공권 판매 거래액(BSP)에서도 하나투어가 앞섰다. 이 기간 하나투어의 BSP는 3800억원, 인터파크는 3564억원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시장 선두 업체라는 인식을 각인시켜 더 많은 여행객의 유입을 꾀하려는 의도된 마케팅”이라고 평가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