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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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구조 개편을 마무리한 인터파크가 종합 여행 플랫폼으로서의 브랜드 정체성 제고 작업에 나서고 있다. 야놀자와의 인수합병 절차가 완전히 마무리된데다 커머스부문까지 매각해 여행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시기적으로는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해외여행까지 활발해지고 있어 공격적인 브랜딩 마케팅을 펼쳐 여행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BI 변경 직후 '1등 마케팅'

인터파크는 지난 20일부터 '해외여행 1등은 크다. 인터파크다'라는 카피를 내세워 신규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했다. '1등'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국내 톱급 배우인 전지현을 내세워 TV·유튜브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 달 1일부터는 서울 강남역, 삼성역 인근에서 초대형 디지털 옥외광고도 실시할 예정이다. 인터파크가 작년에 연간 지출했던 광고선전비가 98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관련 비용이 1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파크의 브랜드 정체성 강화 의지는 캠페인 송출 시기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인터파크는 신규 캠페인을 공개하기 직전인 19일 기업 신규 브랜드아이덴티티(BI) 적용 작업을 마무리했다. 인터파크가 새로 선보인 BI는 인터파크의 영어 머리글자 'i'를 모티프로 사람이 걷는 듯한 형상을 표현했다. 인터파크가 제공하는 항공·숙박·레저 상품을 통해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해볼 것을 권하는 의미를 담았다.

◆커머스 부문 매각해 시기상 '적기'

트리플 서비스 화면. 인터파크 제공
트리플 서비스 화면. 인터파크 제공
톱배우를 내세워 마케팅 비용 지출을 늘릴 만큼 공격적인 자세에 나선 건 사업구조 개편시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터파크는 지난달 커머스부문(쇼핑·도서사업 부문)을 큐텐에 매각해 여행 관련 사업부만 남겼다. 올해 3월엔 공정거래위원회가 야놀자의 인터파크 인수합병(M&A)을 최종 승인하며 기업결합 절차가 마무리됐다.

지난해 6월 인터파크와 트리플이 합병한 건 인터파크의 종합 여행 플랫폼화를 의미한다. 인터파크는 여행상품 중에서도 항공권 판매를 중심으로 매출을 올려 왔던 탓에 '항공 플랫폼' 인식이 강했다.

트리플과 합병이후 인터파크는 숙박·여행·레저상품 판매 서비스 매출 비중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여행 일정을 짜주는 앱에서 시작한 트리플은 항공권, 호탈 숙박권, 관광지 입장권 등 각종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쪽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사명을 인터파크트리플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1등은 과장”…의도된 각인 전략

'해외여행 1등' 카피는 인터파크의 의도된 각인 전략으로 풀이된다. 인터파크 매출액이 해외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종합여행사·플랫폼을 통틀어 1등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터파크 투어사업 부문 매출액은 458억 원이다. 하나투어의 여행알선서비스부문 매출액(1028억원)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되는 규모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IATA 해외 항공 발권금액이 타사 대비 앞서고 있어 신규 캠페인에서 ‘1등’ 카피를 사용했다”고 말했지만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올해 1~4월 해외 항공권판매 거래액(BSP)에서도 하나투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선다. 이 기간 하나투어의 BSP는 3800억 원, 인터파크의 BSP는 3564억 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1등’이라는 카피를 사용하면 소비자들은 실적을 따져보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 선두업체라는 인식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 유입을 꾀하려는 의도된 과장 마케팅"이라고 평가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