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독립매체 '더인사이더' 보도…"42억달러 들이고 손실처리"
푸틴 위해 짓던 핀란드 별장 수년째 방치…"낚시에 관심 없어서"
러시아의 올리가르히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위해 핀란드 호숫가에 낚시용 별장을 지으려 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별 관심을 보이지 않자 공사를 중단, 건물이 흉물로 방치된 사실이 러시아 독립매체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러시아 독립 매체 '더 인사이더'는 핀란드 동남부 사이마 호수 연안의 한 3층짜리 미완성 별장에 얽힌 사연을 소개했다.

인사이더는 이 별장이 푸틴 대통령의 대학 동기이자 러시아 최대 국영 수력발전회사 루스기드로의 총괄이사 빅토르 흐마린의 소유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흐마린은 수년 전 푸틴 대통령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해 낚시터가 딸린 해당 별장을 짓기 시작했다.

인사이더가 발견한 설계도에 따르면 별장은 당초 엘리베이터와 와인셀러, 지하 주차장, 사우나, 수영장, 당구장 등 초호화 시설을 갖춘 건물로 지어질 예정이었다.

실제 흐마린은 별장 본관에 54만1천달러, 경비실에 21만6천달러, 건축자재에 43만2천달러 등을 투자해 최소 320만달러(약 42억원)를 쏟아부었다고 한다.

그러나 2017년 푸틴 대통령이 핀란드를 방문했을 때 흐마린 측 관계자가 별장을 찾아 돌연 공사 중단을 지시했다고 한다.

한 러시아 보안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더 이상 핀란드에서 낚시하는 데 관심이 없다는 게 중단 이유였다.

인사이더는 이후 흐마린이 별장을 매입할 사람을 찾지 못해 이를 손실 자산으로 처리했다고 전했다.

인사이더가 공개한 영상에선 별장 내부에 바닥 타일과 전선을 비롯한 각종 건축자재가 아무렇게나 방치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별장은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푸틴 대통령의 휴가용 비밀별장이라고 주장한 '세그렌 빌라'와도 가까운 곳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발니는 2017년 핀란드만 로도크니섬 일대에 자리한 세그렌 빌라를 드론으로 촬영해 부지의 헬기장과 부두, 손님용 저택 등을 공개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