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北, 최현이 주도한 무산지구전투를 왜곡해 김일성 우상화"
[평양NOW] 무산지구전투 승리 84주년…총대 기념탑에 김일성 항일투쟁 선전
23일은 북한이 김일성의 항일 업적으로 내세우는 '무산지구전투 승리' 84주년이다.

무산지구전투는 북한이 보천보전투와 함께 김일성의 대표적인 항일 업적으로 선전하는 전투다.

북한은 1939년 5월 22일부터 23일까지 함경북도 무산군(현 양강도 삼지연시 무포)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김일성이 빨치산인 조선인민혁명군 주력부대를 지휘해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일성은 주력부대가 1938년 12월부터 100여일간 중국 몽강현 남패자에서 장백현 북대정자까지 간 '고난의 행군'을 총화하기 위해 4월 3일부터 4일까지 북대정자에서 간부회의를 진행했다.

김일성은 회의에서 주력부대가 압록강 연안 국경 일대의 적 요충지를 타격하는 춘기 공세를 전개한 다음 일제의 국경 경비진을 뚫고 무산지구로 진공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주력부대는 대담하게도 일제가 특설한 경비도로로 대오를 지어 대낮에 행군한 뒤 1939년 5월 21일 무산군에 도착했다고 한다.

신개척 일대로 진출한 제7연대는 적을 소멸하고 군수 물자를 노획한 뒤 주민을 상대로 정치 사업을 진행했다.

김일성 지시에 따라 대홍단벌에 매복한 주력부대는 5월 23일 제7연대의 뒤를 추격해오던 일제 군경들에 대한 섬멸전을 벌여 승리했다는 것이 북한 측 주장이다.

[평양NOW] 무산지구전투 승리 84주년…총대 기념탑에 김일성 항일투쟁 선전
북한은 1971년 5월 대홍단군 혁명전적지에 높이 35m의 탑과 김일성 주석의 사진을 새긴 동부각판 등으로 이뤄진 무산지구전투승리기념탑을 건립했다.

김일성은 1991년 8월 21일 기념탑을 찾아 '항일혁명전쟁' 시기를 회고했다.

무산지구전투 63주년인 2002년 5월에는 총부지 면적 1만1천㎡에 새로운 기념탑을 건립했다.

새 기념탑은 전면의 김일성 주석 동상 뒤로 총대를 형상화한 높이 39.5m의 총대탑으로 이뤄졌다.

총대탑 오른쪽에는 길이 35m, 높이 4.1m의 대형 부각군상을, 왼쪽에는 길이 12m, 높이 4m의 혁명사적비를 세웠다.

기념탑의 혁명사적비 앞면에는 '길이 빛나라 무산지구 전투여'라는 제목의 비문을, 뒷면에는 노래 '대홍단 삼천리' 가사를 각각 새겼다.

2019년 5월에는 기념탑 앞에서 무산지구전투 승리 80주년을 기념하는 중앙보고회가 열렸다.

국가우표발행국은 기념우표도 발행했다.

이후로도 북한은 무산지구전투승리기념탑을 혁명전적지 관광코스에 포함해 김일성의 항일 빨치산 전공을 선전하고 있다.

기념탑 앞에서 청소년 등 주민 결의대회를 열어 무력을 통한 민족해방과 국가 번영 노력을 촉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로 검증된 보천보전투와 달리 무산지구전투는 김일성의 업적이 아니거나 우상화를 위해 시기 등이 왜곡됐다는 관측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1937년 5월 동북항일연군 1로군 제4사가 두만강을 건너 무산군 촌락을 공격해 주재소를 파괴한 사건이 최현(전 인민무력부장) 비(匪)의 소행으로 보고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37년 6월 보천보전투는 국내 신문에 '김일성 일파와 최현 일파 300명'이 감행한 것으로 보도돼 최현의 지명도가 더욱 높아졌다"며 "북한이 김일성 우상화에 유리하도록 왜곡해서 서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양NOW] 무산지구전투 승리 84주년…총대 기념탑에 김일성 항일투쟁 선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