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클래식의 '흥'과 '한'에 주목…"한국인 소리, 가곡·오페라 다 어울려"
'창단 50주년' 국립합창단 윤의중 단장 "해외 나가 도약할 때"
"지난 50년은 한국의 전문 합창단이 발전하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해외로 나가 경쟁력 있는 도약을 할 때입니다.

"
한국 합창음악의 발전과 세계화를 이끌어 온 국립합창단이 올해로 창단 50주년을 맞았다.

국립합창단을 이끄는 윤의중 단장 겸 예술감독은 2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립합창단은 K클래식을 보여줄 수 있는 실력을 충분히 갖췄다고 생각한다"고 자부했다.

1973년 창단한 국립합창단은 국내 최초의 전문 합창단으로 바흐, 브람스, 하이든 등 세계적인 작곡가의 작품을 소개해왔고, '한글', '나의 나라' 등 한국 창작 합창곡 개발과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2017년 부임해 2020년 연임한 윤 단장은 한국인의 '흥'과 '한'이라는 정서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세마치장단이라든지 빠르고 장단이 바뀌는 음악을 감각적으로 부르는 흥이 있다"면서 "서양에서도 우리 장단을 소개하면 흥미롭게 듣는다.

우리 안에 살아있는 민속의 장단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슬픔을 표현하는 깊이가 다르다"며 "우리나라가 역사적으로 많은 슬픔을 겪어왔기 때문에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슬픔이 가곡에도 묻어난다.

미국 공연 당시 관객들이 한이라는 정서를 아름답게 느꼈다"고 설명했다.

'창단 50주년' 국립합창단 윤의중 단장 "해외 나가 도약할 때"
국립합창단은 해외 공연으로 'K클래식'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정규 앨범 '보이스 오브 솔러스(Voice of Solace·위로의 목소리)'를 글로벌하게 발표했고, 올해 2월에는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미국합창지휘자협회(ACDA) 콘퍼런스 초청 연주회에서 유일한 외국팀으로 무대에 올라 한국 가곡들을 선보였다.

윤 단장은 "당시 반응이 좋아 초청하길 원한다는 해외 매니지먼트의 연락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의 소리는 아름답고 부드러운 가곡에도 어울리고, 강하고 우렁찬 오페라에도 어울린다"며 "소리가 좋아서 같은 곡을 해도 외국 가수보다 압도적인 색을 낼 수 있다.

잘 다듬으면 충분히 세계화할 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 단장은 한국 합창이 세계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서양 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에 이질감이 없으면서도 독특한 문화와 색을 보여줘야 한다"며 "국악기의 조성을 서양 음악에 맞추는 등 세련되게 만들어야 하고 가사의 번역에도 힘을 써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창단 50주년' 국립합창단 윤의중 단장 "해외 나가 도약할 때"
지난해부터 50주년 행사를 준비해 온 윤 단장은 "저 때문에 사무국이 바쁘다"고 농담을 건네고서 일련의 과업은 "개인적인 사명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국립합창단은 한국을 대표하는 합창단입니다.

후배들과 후세에게 넘겨줄 문화적 자산이지요.

단원과 동료들에게도 사명감을 가지고 하자고 이야기합니다.

"
다음 달 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창작 칸타타 베스트 컬렉션' 연주회에서는 '나의 나라', '코리아 판타지', '훈민정음' 등 국립합창단의 대표적인 창작 칸타타가 관객과 만난다.

윤 단장이 지휘자로 직접 무대를 이끈다.

그는 "지난 6년간 매년 2∼3곡을 발표해 왔는데 많이 참석해 저희의 노력을 봐주셨으면 한다"고 소망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