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검색의 시대 새로 여는 AI
인공지능(AI) 시대에 접어들며 잔잔하던 검색 시장에 파문이 일고 있다. 새로운 검색 대전에서 승리의 ‘키’는 무엇이 될까?

챗GPT 기반의 빙챗은 운영 비용이 많이 들고 답변 시간이 느리다. 때로 잘못된 답변을 하기도 한다. 적은 비용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술, 빠른 응답 속도로 더 많은 문서를 읽고 처리하는 기술, 오답을 최소화하는 기술 이외에도 AI가 접목된 검색에 아직은 약점이 많다.

과거 PC의 등장과 인터넷의 연결이 세계를 하나로 묶었을 때, 이 정보통신혁명의 핵심은 ‘검색’이었다. 모바일이 등장하고 메신저를 필두로 다양한 플랫폼이 세상을 나눠 가졌지만 구글과 네이버 같은 검색 서비스 기업들은 여전히 굳건하게 영토를 지키며 검색 기반의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그 치열하던 경쟁의 핵심은 흔히 알고 있는 랭킹 알고리즘이 아니라 누가 더 좋은 웹페이지(문서)를 확보했는가의 싸움이었다. 아무리 좋은 랭킹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내가 찾는 문서가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구글은 외계 기술 수준의 웹문서 수집기(크롤러)를 통해 세계 문서를 싹 쓸어 담았고, 네이버는 자신들이 만들어낸(또 자신만이 접근할 수 있는) 문서인 블로그, 지식인, 카페 등을 통해 견고한 검색왕국을 건설했다.

그런데 AI 시대의 도래로 새로운 플레이어가 세상의 중심에 서게 됐다. 챗GPT를 잉태한 오픈AI와 산파 역할을 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그들이다. MS는 ‘MS의 부활’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예전의 고전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시 중심에 섰다. 그동안 MS가 혁신을 게을리했던 것은 아니다. 깃허브라는 개발자 커뮤니티를 인수했고 리눅스까지 포괄한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가져왔다. 윈도와 오피스라는 불후의 명작이 있다 보니 웬만한 변화로는 세상의 이목을 끌지 못했던 것이다.

오픈AI에 100억달러(약 13조원)를 투자하고 챗GPT의 혁신을 완벽하게 그들의 서비스와 제품에 접목하며 단숨에 AI 시대를 선도하는 리더로 부상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AI가 바꿀 미래에 대해 두 가지 주요 포인트를 언급했는데, 우리 주변 어디서나 도움을 주는 ‘인텔리전트 에이전트’와 세상에서 가장 큰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인 ‘검색’이 그것이다. 구글에 밀려 존재감이 없던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 서비스 빙은 챗GPT를 접목한 새로운 빙챗으로 검색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새로운 검색 전쟁의 총성은 울렸다. 무엇이 새로운 검색의 승자를 결정하는 키가 될 것인가,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