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대정농협서 올해 첫 마늘 수매

"작황이 좋지 않은데 수매가격까지 생각 같지 않아 속이 편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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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작황 부진에 수매가도 기대 이하…생산비도 못 건져"
22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이뤄진 올해 첫 마늘 수매 현장을 바라보던 문모(68·서귀포시 대정읍)씨는 어두운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마늘 농사를 마무리하는 수매 현장이었지만, 수매가가 1㎏당 3천200원으로 결정되면서 아쉬움이 큰 탓이었다.

올해 수매가는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해 4천400원과 비교하면 1천200원이나 낮다.

문씨는 "올해 수매가가 최소 3천500원은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농가 모두가 울상"이라며 "이러한 수매 단가면 생산비를 건지기는커녕 그야말로 적자"라고 토로했다.

그는 "어제도 한 사람당 인건비로 14만원을 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전 8만원 수준이던 인건비가 2년여 만에 6만원이나 오른 셈"이라며 "인건비랑 농약값은 가파르게 오르는데 마늘 수매 단가는 제자리걸음도 못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잦은 비와 평년보다 낮은 기온 탓에 도내 마늘 작황도 좋지 않았다.

고모(68·서귀포시 대정읍)씨는 "비가 많이 내린 탓에 올해 작황이 아주 안 좋다"며 "3.3㎡당 5㎏ 정도 수확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4㎏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늘 작황 부진에 수매가도 기대 이하…생산비도 못 건져"
이날 검품과 무게 재기, 상·하차 등 수매 전 과정을 진행한 농협 임직원의 표정도 밝지 않기는 매한가지였다.

강순태 대정농협 상임이사는 "마늘 재배 면적은 10% 늘었지만, 작황 부진으로 평당 6kg이던 생산량이 5kg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생산량이 줄면 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날씨 탓에 알이 작고, 수입산 공세까지 거세 가격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강성방 대정농협 조합장은 "계약농가에 한해 전량 수매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계약 재배한 농가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의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