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특허 4시간 만에 분석…LG이노텍 '이색 채용' 통했다
최근 LG이노텍 실무 부서에선 “경력 직원 잘 뽑았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재야에서 명성을 크게 얻은 인공지능(AI) 고수, 기상캐스터, 7급 공무원 공채 차석 등 특이한 경력을 지닌 직원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다양성’에 방점을 찍은 정철동 LG이노텍 사장(CEO·사진)의 채용 혁신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LG이노텍에 따르면 이색 경력의 직원 채용을 통해 가장 큰 성과를 내는 부서로는 ‘특허 담당’이 꼽힌다. 특허 담당 직원들의 주요 업무는 전 세계에 출원된 특허를 분석하는 것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한 해 전 세계에 출원되는 특허는 약 300만 건. 과거엔 사업 연관 특허를 분석하는 데 ‘100일’ 이상 걸렸다. 최근엔 분석 시간이 ‘4시간’으로 단축됐다.

최정명 인공지능(AI)·빅데이터솔루션팀 사원을 채용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최 사원은 다양한 국내 AI 기술경연에서 상을 휩쓸며 ‘AI 챔피언’으로 불린 실력자다. 이를 눈여겨본 인사 담당자가 입사를 제안했고, 지난해 2월 LG이노텍에 들어왔다. 이후 특허 분석에 최적화한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9년 경력의 기상캐스터 출신 전소영 인재확보팀 선임은 B2B(기업 간 거래)기업 LG이노텍의 활발한 대내외 소통에 기여하고 있다. 전 선임은 정 사장이 임직원과 소통하는 자리인 ‘CEO Live’를 분기마다 진행하고 있다. 올초 ‘CES 2023’에선 ‘VIP 도슨트’ 역할을 해 고객사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2020년 7급 공무원 공채 공업 직렬 차석도 현재 광학솔루션사업부에서 일하고 있다. 안기현 사원이 주인공이다. 특허청 근무 경력을 살려 ‘신기술 분석’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LG이노텍의 다양성에 중심을 둔 경력직 채용은 “구성원의 경험과 전문성이 다양해질수록 경쟁력도 강화된다”는 정 사장의 인사 철학 영향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피를 수혈해 제품은 물론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까지 혁신하겠다는 취지다. 정 사장은 “채용 프로세스를 더욱 다각화해 다양한 인재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