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메시징 서비스 단가 낮춰 점유율 급상승
저가로 경쟁사 '압착'해 내쫓은 KT·LGU+…65억 과징금 확정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메시징 서비스를 저가로 판매해 경쟁 사업자를 퇴출했다는 이유로 KT와 LG유플러스에 부과한 수십억원대 과징금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두 회사가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전날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기업메시징은 기업이 신용카드 승인, 은행 입출금 거래 내역, 쇼핑몰 주문배송 알림 등의 문자메시지를 휴대전화로 발송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1998년 한 중소기업이 국내 최초로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장을 개척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급속도로 점유율을 키워나갔다.

두 회사는 경쟁사업자들이 기업메시징 서비스를 공급하려면 자신의 무선통신망을 쓸 수밖에 없는 점을 이용했다.

경쟁사업자들이 무선통신망을 사용하는 대가로 내는 비용만큼 저렴하게 기업메시징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한 것이다.

가격 경쟁력이 뒤처지게 되자 다른 회사들은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가 경쟁 사업자의 이윤을 '압착'한 불공정 행위라고 보고 2015년 LG유플러스에 44억9천400만원, KT에 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행위 금지·5년간 관련 회계 분리)을 내렸다.

LG유플러스와 KT는 공정위 처분이 부당하다며 서울고법에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해 2018년 1월 승소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불공정행위가 맞는다는 취지로 다시 재판하라며 원심을 파기했다.

두 회사는 파기환송심에서 패소한 뒤 다시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날 공정위의 손을 들어준 파기환송심 판결이 타당하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