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강연서 "현 정부 대북정책 좋은 방향 가고 있어"
"中 친구로 보기 어렵고, 러 절대 친구 아냐…日 친구로 만들어야"
반기문 "한일 가슴 긁으면 안 돼…미래 잃는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8일 한일 과거사 문제에 언급, "한국과 일본이 계속 가슴을 스스로 막 긁어내면서 이야기하면 결과적으로 미래를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충북 제천시 왕암동 한방생명과학관에서 '기후변화 위기 대응과 지자체의 역할'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 뒤 질의응답 과정에서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과거와 현재가 싸우면 결과적으로 지는 것은 미래뿐이라고 했다.

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본을 우리의 친구라고 생각하는 한국 사람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친구를 만들어야 한다.

일본은 이웃이 아닌가?"라면서 "중국은 우리의 이웃이지만 친구로 보기 어렵고 러시아도 절대 우리의 친구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이어 "일본에 의해 36년간 식민 지배를 받고 여성들이 피해를 봤다"며 "용서 못 하지만, 제국 시대 때 일어난 일로, 그때는 국제법이 적용되지 않았다"라며 "지금은 21세기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이 사실 사과했다고 봐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오부치 게이조 총리가 사과를 한 거다"라며 "지금 매번 총리가 될 때마다 사과하라고 하니까 일본 총리가 안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게 된 데 대해 개인적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이것을 우리가 잘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우리는 세계 시민이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과거의 문제를 갖고 싸울 일이 아니다"라며 "저는 그런 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비판을 많이 받지만 그 비판을 근거로 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 전쟁이 한반도에서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우리 스스로 강하고 친구와 동맹이 있어야 한다"며 "이번에 그 어떤 대통령들이 정상회담에서 했던 것보다 더 강한 그 워싱턴선언을 한 것은 천만다행"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동맹국을 대하는 태도는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바뀐다"면서 "대통령 임기는 5년인데 정권 입맛에 맞게 동맹관계가 변하면 큰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겨냥, "얼마 전까지 북한과의 관계는 정말 걱정스러웠다"면서 "그 걱정스러웠던 것을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이 현 정부가 하는 일로, 100%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