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엇이 킨잘 격추할 수 있나…공방전 진실게임 돌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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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우크라 "격추했다" vs 러 "희망사항, 기존 무기론 불가능"
킨잘 과대포장 논란 속 외신 "격추 가능성 배제 못해" 판단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첨단 무기의 성능을 두고 진실게임이 불거졌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패트리엇이 러시아가 극초음속 미사일로 선전하는 킨잘을 격추할 수 있느냐를 둘러싼 의문이다.
일단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패트리엇으로 킨잘을 요격해 땅에 떨어뜨렸다는 주장을 지속하고 있다.
◇ 미·우크라 "격추했다" vs 러 "거짓말! 희망사항일 뿐"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새벽 공습에서 킨잘 6발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4일 러시아의 공습 때에도 킨잘을 패트리엇으로 떨어뜨렸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패트리엇 미사일 방공 체계를 활용해 러시아 미사일을 격추했다는 점을 확인해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지난 12일 현지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패트리엇을 겨냥한 킨잘을 패트리엇으로 요격했다고 재확인했다.
이러한 '굴욕적' 주장에 러시아는 지구상 어떤 방어체계로도 러시아의 극초음속 무기를 격추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러시아 국방부의 고위 당국자는 지난 11일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에 "킨잘 요격은 희망 사항"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킨잘의 최고 속도는 패트리엇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방공체계의 최대 전투기능을 넘어선다는 게 팩트"라고 주장했다.
이 같이 양극의 주장이 충돌하자 킨잘과 패트리엇의 공방전은 팩트체크가 필요한 사안으로까지 부각되고 있다.
◇ 패트리엇보다 20여년 늦게 나와 주목받는 신무기 킨잘
일단 극초음속 미사일은 패트리엇보다 더 늦게 개발된 무기인 것은 사실이다.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언이 개발한 패트리엇은 1991년 걸프전 때 처음으로 사용돼 '총알을 맞혀 떨어뜨리는 총알'로 명성을 떨쳤다.
이 같은 시점은 음속의 5배 이상으로 날아드는 극초음속 미사일이 개발돼 실전에 배치되기 한참 전인 것은 사실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킨잘을 사용하며 세계 최초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에 쓰고 있다고 자랑한다.
러시아어로 '단검'을 뜻하는 킨잘이 베일을 벗은 것은 우크라이나전 발발 4년 전인 2018년이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킨잘이 기존뿐만 아니라 미래 방공체계를 모두 뚫을 수 있다고 자부했다.
킨잘은 전투기에 실려 발사된 뒤 자체 추진체로 가속해 사거리 2천㎞ 내에서 최고 시속 1만2천350㎞를 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음속의 10배를 넘는 까닭에 음속 5배 이상 속도를 의미하는 극초음속으로 불린다.
일단 전문가들은 킨잘이 극초음속 미사일이라면 너무 빨라 레이더가 탐지할 수 없는 까닭에 패트리엇이 요격할 수 없다고 본다.
◇ '킨잘 진짜 극초음속 맞나' 의심 속 외신 "격추 가능성" 진단
제조사 레이시언은 패트리엇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지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미군은 패트리엇이 킨잘을 격추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기술적 증거가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독립적 입장을 취하는 군사 전문가들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진위 판단을 보류하고 있다.
외신은 진실게임을 둘러싼 해설에서 패트리엇이 킨잘을 격추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리는 분위기다.
로이터 통신은 미군의 격추 시점에 킨잘이 극초음속으로 날고 있었는지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킨잘의 최고 속도가 시속 1만2천350㎞에 달하더라도 러시아의 '극초음속' 규정에 다소 오해를 불러일으킬 요소가 섞였다는 것이다.
비행 구간 내내 극초음속의 기준인 음속의 5배 이상을 내는지 의문이라는 얘기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022년 3월 보고서에서 거의 모든 탄도 미사일이 비행 중 특정 시점에 '극초음속'을 낸다며 러시아가 킨잘 성능을 과장한 정황을 제기하기도 했다.
영국 국방 싱크탱크인 왕립합동연구소(RUSI)의 시드하스 코셜 선임 연구원도 캐나다 CBC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용어를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킨잘이 극초음속으로 날기는 하지만 우리가 '극초음속'이라고 하는 용어는 극초음속에서 고도로 조종할 수 있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 "극초음속 아니라도 요격 어려워"…진실게임 지속될 듯
여러 논란 속에도 킨잘은 여전히 요격이 만만한 미사일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킨잘이 30∼40㎞ 상공에서 비행하는 까닭에 패트리엇은 표적을 향해 더 빠른 속도로 강하할 때 타격해야 하는 난제가 있다.
게다가 킨잘은 타격 직전 비행 종말단계에 레이더를 교란해 탄두를 요격에서 보호할 '유인용 가짜탄두'(decoy) 6개를 흩뿌리기도 한다.
톰 커라코 CSIS 선임 연구원은 "킨잘이 극초음속 무기가 아닐 수도 있다"며 "그럼에도 요격에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CBC에 말했다.
패트리엇과 킨잘을 둘러싼 의문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맞서 서방 무기를 장거리 미사일로 때리기 시작했다.
패트리엇은 서방이 제공한 최첨단 무기 중 하나로 러시아가 최우선 표적으로 지목한 바 있다.
미국 언론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패트리엇 포대가 공습에 일부 손상돼 수리에 들어간다고 미국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는 킨잘을 이용해 패트리엇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당국자들은 무기를 언급하지 않은 채 공격을 받은 패트리엇이 파괴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
킨잘 과대포장 논란 속 외신 "격추 가능성 배제 못해" 판단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첨단 무기의 성능을 두고 진실게임이 불거졌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패트리엇이 러시아가 극초음속 미사일로 선전하는 킨잘을 격추할 수 있느냐를 둘러싼 의문이다.
일단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패트리엇으로 킨잘을 요격해 땅에 떨어뜨렸다는 주장을 지속하고 있다.
◇ 미·우크라 "격추했다" vs 러 "거짓말! 희망사항일 뿐"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새벽 공습에서 킨잘 6발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4일 러시아의 공습 때에도 킨잘을 패트리엇으로 떨어뜨렸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패트리엇 미사일 방공 체계를 활용해 러시아 미사일을 격추했다는 점을 확인해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지난 12일 현지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패트리엇을 겨냥한 킨잘을 패트리엇으로 요격했다고 재확인했다.
이러한 '굴욕적' 주장에 러시아는 지구상 어떤 방어체계로도 러시아의 극초음속 무기를 격추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러시아 국방부의 고위 당국자는 지난 11일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에 "킨잘 요격은 희망 사항"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킨잘의 최고 속도는 패트리엇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방공체계의 최대 전투기능을 넘어선다는 게 팩트"라고 주장했다.
이 같이 양극의 주장이 충돌하자 킨잘과 패트리엇의 공방전은 팩트체크가 필요한 사안으로까지 부각되고 있다.
◇ 패트리엇보다 20여년 늦게 나와 주목받는 신무기 킨잘
일단 극초음속 미사일은 패트리엇보다 더 늦게 개발된 무기인 것은 사실이다.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언이 개발한 패트리엇은 1991년 걸프전 때 처음으로 사용돼 '총알을 맞혀 떨어뜨리는 총알'로 명성을 떨쳤다.
이 같은 시점은 음속의 5배 이상으로 날아드는 극초음속 미사일이 개발돼 실전에 배치되기 한참 전인 것은 사실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킨잘을 사용하며 세계 최초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에 쓰고 있다고 자랑한다.
러시아어로 '단검'을 뜻하는 킨잘이 베일을 벗은 것은 우크라이나전 발발 4년 전인 2018년이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킨잘이 기존뿐만 아니라 미래 방공체계를 모두 뚫을 수 있다고 자부했다.
킨잘은 전투기에 실려 발사된 뒤 자체 추진체로 가속해 사거리 2천㎞ 내에서 최고 시속 1만2천350㎞를 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음속의 10배를 넘는 까닭에 음속 5배 이상 속도를 의미하는 극초음속으로 불린다.
일단 전문가들은 킨잘이 극초음속 미사일이라면 너무 빨라 레이더가 탐지할 수 없는 까닭에 패트리엇이 요격할 수 없다고 본다.
◇ '킨잘 진짜 극초음속 맞나' 의심 속 외신 "격추 가능성" 진단
제조사 레이시언은 패트리엇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지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미군은 패트리엇이 킨잘을 격추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기술적 증거가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독립적 입장을 취하는 군사 전문가들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진위 판단을 보류하고 있다.
외신은 진실게임을 둘러싼 해설에서 패트리엇이 킨잘을 격추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리는 분위기다.
로이터 통신은 미군의 격추 시점에 킨잘이 극초음속으로 날고 있었는지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킨잘의 최고 속도가 시속 1만2천350㎞에 달하더라도 러시아의 '극초음속' 규정에 다소 오해를 불러일으킬 요소가 섞였다는 것이다.
비행 구간 내내 극초음속의 기준인 음속의 5배 이상을 내는지 의문이라는 얘기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022년 3월 보고서에서 거의 모든 탄도 미사일이 비행 중 특정 시점에 '극초음속'을 낸다며 러시아가 킨잘 성능을 과장한 정황을 제기하기도 했다.
영국 국방 싱크탱크인 왕립합동연구소(RUSI)의 시드하스 코셜 선임 연구원도 캐나다 CBC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용어를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킨잘이 극초음속으로 날기는 하지만 우리가 '극초음속'이라고 하는 용어는 극초음속에서 고도로 조종할 수 있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 "극초음속 아니라도 요격 어려워"…진실게임 지속될 듯
여러 논란 속에도 킨잘은 여전히 요격이 만만한 미사일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킨잘이 30∼40㎞ 상공에서 비행하는 까닭에 패트리엇은 표적을 향해 더 빠른 속도로 강하할 때 타격해야 하는 난제가 있다.
게다가 킨잘은 타격 직전 비행 종말단계에 레이더를 교란해 탄두를 요격에서 보호할 '유인용 가짜탄두'(decoy) 6개를 흩뿌리기도 한다.
톰 커라코 CSIS 선임 연구원은 "킨잘이 극초음속 무기가 아닐 수도 있다"며 "그럼에도 요격에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CBC에 말했다.
패트리엇과 킨잘을 둘러싼 의문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맞서 서방 무기를 장거리 미사일로 때리기 시작했다.
패트리엇은 서방이 제공한 최첨단 무기 중 하나로 러시아가 최우선 표적으로 지목한 바 있다.
미국 언론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패트리엇 포대가 공습에 일부 손상돼 수리에 들어간다고 미국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는 킨잘을 이용해 패트리엇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당국자들은 무기를 언급하지 않은 채 공격을 받은 패트리엇이 파괴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