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arte 칼럼] K는 욕망의 덩어리이자, 결핍 그 자체다
작가 요제프 클라인의 미발표 원고인 K는 불태워졌어야 했다. 요제프는 자신의 글이 세상에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았지만 K는 살아남는다. 무명작가 요제프의 문장을 사랑한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트의 욕망 때문이다. 그는 친구의 요청을 무시하고 미완성 원고를 출판해 버렸다. 모든 갈등은 그렇게 시작됐다.

최승연의 ‘뮤지컬 인물 열전’

런던의 '핏빛 포스터', 그 압도적 디스토피아

마이크 넬슨의 ‘멸종의 손짓’은 타 전시와 달리 공포를 테마로 잡았다. 핏빛으로 물든 듯한 포스터에 홀려 찾은 전시장이지만, 입장 전부터 수차례 적힌 ‘답답함을 호소할 수도 있다’는 경고장이 지레 겁을 먹게 만든다. 창문 너머 밝혀진 붉은 색 조명이 아니었다면, 순간 ‘전시장을 잘못 입장했나?’라고 착각할 수준의 고증이었다.

박신영의 ‘런던 통신’

독자 품에 안긴 순간 책은 일인용이 된다

책 한 권을 만드는 데는 참 많은 손이 든다. 작가의 손에서 글이 나면 편집자, 디자이너, 마케터를 거쳐 인쇄소와 물류센터와 서점으로 옮겨가며 무수한 손을, 또 품을 거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변치 않는 진실 하나. 독자의 품에 안긴 순간 책은 끝내 일인용이라는 것. 독자(獨自)로 당신을 기다린다는 것. 너그러이 당신의 속도에 발맞춘다는 것이다.

김동휘의 ‘탐나는 책’

동네 카페는 어떻게 우리 삶을 바꾸는가

집과 일터를 오가는 길목 어딘가의 카페를 찾아가는 일은 어쩌면 본능에 가까운 일이다. 카페는 일터도, 주거 공간도 아닌 중립적인 공간이다. 카페를 규칙적이고 자발적으로 찾아가는 일은 비공식적인 일상과 다름없다. 비공식적인 일상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유, 느슨한 커뮤니티와의 연대감은 동네 카페가 우리에게 전하는 선물과 같다.

조원진 ‘공간의 감각’

"돈 룩 업!" 참을 수 없는 진실의 가벼움

포스트 트루스! 지금을 ‘탈진실의 시대’라고들 말합니다. 정보가 넘쳐나고, 서로 정반대로 말하는 주장들이 마치 나름의 정당성을 가진 양 격하게 충돌하죠. 영화 ‘돈 룩 업’의 사람들은 마침내 지구를 끝장낼 혜성이 눈앞에 등장했는데도 애써 진실을 외면합니다. 그리고 외칩니다. ‘돈 룩 업!’ 하늘을 올려다보지 말라!

김정민 ‘세상을 뒤집는 예술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