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5일 전기·가스요금 인상 방안을 발표했다. 한 상가 건물에 에어컨 실외기가 설치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15일 전기·가스요금 인상 방안을 발표했다. 한 상가 건물에 에어컨 실외기가 설치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덥다는데 냉방비 걱정부터 앞섭니다."

정부가 전기·가스요금 인상을 발표한 가운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지난 겨울 '난방비 폭탄'에 이어 올 여름은 '냉방비 폭탄'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심야 영업이 많은 일부 편의점에는 '밀폐형 냉장고'를 돌입해 전기 요금을 절감하려는 시도도 보인다.

전기·가스요금은 전날(16일) 모두 기존 대비 5.3% 인상됐다. 정부는 전기 요금을 ㎾h(킬로와트시)당 8원 인상하기로 결정해 이날부터 적용되는 2분기 전기 요금은 기존 ㎾h당 146.6원에서 ㎾h당 154.6원으로 올랐다. 이 금액은 부가세와 기반기금 등을 제외한 것이라 실제 인상폭은 더 크다.

이에 따라 월평균 332㎾h를 사용하는 4인 가구 기준 전기 요금은 월 6만3570원에서 6만6590원으로 올라 부가세 등을 포함하면 3020원 더 내게 됐다.

상시 매장을 운영해야 하는 편의점의 경우 전기 요금은 더 크게 오를 전망이다. 특히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여름에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냉방비 걱정이 앞선다.
편의점 CU는 완전 밀폐형 냉장고를 시범 도입했다./사진=CU 제공
편의점 CU는 완전 밀폐형 냉장고를 시범 도입했다./사진=CU 제공
일부 편의점이 업주들 부담을 고려해 전기요금 절감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 배경이다.

편의점 CU는 밀폐형 냉장고를 도입해 점포 운영비를 줄인다. 이 냉장고는 개방형이 아닌 양문형이어서 전기 요금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지난 16일부터 일부 점포를 대상으로 밀폐형 냉장고를 도입해 전기 에너지 절감 효과를 측정하고 있다.

기존 냉장 진열대가 개방돼 있어 물건을 살펴보기 쉬웠던 데 비하면 문이 달려 있어 다소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전력 절감 효과가 커진다. 실제로 지난달 중순 약 한 달간 밀폐형 냉장고 설치 후 일평균 전력 소모량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약 63% 줄어들었다는 귀띔이다.

GS25도 지난 3월부터 일부 매장에 밀폐형 냉장고를 도입해 전력 소비량을 분석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역시 완전 밀폐형 냉장고 도입을 검토 중이다.

CU 관계자는 "업주들 냉방비 부담이 큰 만큼 올해 상반기 중 다른 입지로 시범 테스트 점포를 늘려 가맹점포 전력 사용량 감축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