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이 암호화폐 직접 투자뿐 아니라 탈중앙금융(디파이·DeFi) 예치로 고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면서 디파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 의원이 예치한 상품 중 일부는 현시점에서 투자 시 예상 수익률이 연 6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디파이 투자는 예치 기간 암호화폐 시세가 하락하면 손실을 볼 수 있는 데다 운용사에 따라 보안 사고 등 리스크도 작지 않다는 평가다.

암호화폐 맡기면 60% 이자 수익

16일 암호화폐업계에 따르면 김 의원은 보유한 코인을 국내 디파이 서비스인 클레이스왑에 예치했다. 디파이는 보유 암호화폐를 맡겨 수익을 얻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한성대 블록체인연구소에 따르면 김 의원은 ‘클레이스왑프로토콜+메콩코인’ 등 주로 ‘페어(쌍) 예치’를 했다. 페어 예치는 암호화폐 1종만 예치하는 단일 예치보다 수익률이 높다. 예를 들어 클레이스왑프로토콜+메콩코인의 현재 예상 수익률(1년 예치 기준)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60.2%에 달한다. 이 밖에 ‘피블+보물’(50.03%), ‘젬허브+자테라코인’(34.04%), ‘클레이스왑프로토콜+젬허브’(20.51%) 등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낼 수 있다.
예상 수익률 60%…김남국이 손댄 '디파이'는
업계 관계자는 “제시된 수익률은 지금 투자할 때 예상되는 수익률로, 김 의원의 실제 수익률과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투자 고수’였던 김 의원의 역량을 볼 때 상당한 수익을 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 예치금만 1000억원 넘어

디파이 투자는 개별 암호화폐의 유동성을 늘려주는 대가로 이자를 얻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자본시장에서는 증권사가 유동성공급자(LP)로서 역할을 한다. 디파이 공간에서는 개인이 전자지갑만 연결하면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 디파이 거래는 암호화폐 장기 투자자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암호화폐 자체 시세 변동에 따른 이익뿐 아니라 디파이 예치를 통해 추가 이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익률은 총 예치 규모가 많아질수록 낮아진다. 김 의원이 투자한 클레이스왑프로토콜+메콩코인의 수익률이 60%에 달하는 건 그만큼 예치가 적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김 의원이 디파이 거래에 수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디파이 시장은 암호화폐 시장의 부침에 따라 성장과 정체를 보였다. 디파이 관련 데이터 분석 사이트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2021년 11월엔 세계 디파이 예치 규모가 1780억달러(약 240조원)에 달했다.

현재 글로벌 디파이 예치 규모는 460억달러(약 61조원)다. 국내 탈중앙 거래소인 클레이스왑에만 9650만달러(약 1300억원)가 예치돼 있다.

디파이 예치 투자의 리스크는 작지 않다.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하면 예상 수익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보안사고도 디파이 예치 투자의 위험 요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디파이 보안 사고로 인한 피해 규모(피해 금액 상위 10건 합계)는 16억달러(약 2조1500억원)였다. 주로 해커 공격으로 보안 사고가 발생했다. 클레이스왑 역시 지난해 22억원 규모로 해킹 사고가 났다. 클레이스왑이 전액 보상하기로 했지만 보안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디파이 운용사의 신뢰 문제도 있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디파이의 위험요인과 국제 사회의 규제 동향’ 보고서에서 “운용사가 자금난 등 이유로 운용을 포기한다면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4월 “북한, 사이버 해커, 절도범, 사기꾼과 같은 범죄자들은 불법 수익 자금을 송금하고 세탁하기 위해 디파이 서비스를 이용 중”이라며 위법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