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 관전 포인트 3… '황금종려상 감독'만 5명 참가
영화 '오래된 참나무'.

올해로 76주년을 맞은 칸 국제영화제가 16일 화려한 막을 올렸다.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제'라는 명성을 증명이나 하듯이 세계적인 거장들이 총출동한다. 86세의 노익장을 자랑하는 영국 출신의 켄 로치 감독부터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일본 출신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까지 칸을 찾는다. 과연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누가 차지할까. '칸 국제영화제 관전 포인트 3'를 뽑아봤다.

①거장들의 승부… 켄 로치 VS 고레에다 히로카즈

이번 영화제에 참여한 감독들 중엔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감독이 다섯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올해 가장 눈여겨 볼 인물은 로치 감독과 고레에다 감독이다. 로치 감독은 2번, 고레에다 감독은 1번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특히 노장 로치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 여부가 관건이다. 그가 경쟁 부문에 진출한 건 이번이 15번째이다. 로치 감독의 출품작 '오래된 참나무'는 영국 북동부의 쇠락한 광산마을에 시리아 난민이 들어오며 벌어지는 상황을 그렸다.

이곳의 술집 주인과 시리아 난민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정을 쌓아간다. 로치 감독은 오랫동안 난민, 노동자 등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큰 호평을 받아 왔다. '나, 다니엘 브레이크'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내비게이터' 등이 대표적이다.
칸 영화제 관전 포인트 3… '황금종려상 감독'만 5명 참가
영화 '괴물'.

고레에다 감독은 지난해 개봉한 한국 영화 '브로커'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작품으로 배우 송강호는 지난해 칸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번엔 '괴물'로 칸에 입성했다. 어린 아들의 이상한 행동에 의문을 품은 엄마가 아들의 학교에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을 담았다.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사카모토 류이치가 음악을 총괄했다.

②경쟁 진출에 실패한 한국 영화, 그러나….

올해 칸 국제영화제엔 아쉽게도 한국 영화가 경쟁 부문에 진출하지 못했다. 대신 비경쟁 부문에 총 7편이 출품돼 아쉬움을 달랜다. 비경쟁 부문 출품작은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 유재선 감독의 ‘잠’, 김창훈 감독의 ‘화란’ 등이다.

‘거미집’은 1970년대 영화의 결말을 다시 찍으려는 감독이 정부 검열, 배우들의 비협조에도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았다. 송강호가 주연을 맡았다. ‘잠’은 잠드는 순간 끔찍한 공포를 느낀 신혼부부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선균, 정유미가 출연한다.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소년 연규(홍사빈 분)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게 되는 내용을 담았다.
칸 영화제 관전 포인트 3… '황금종려상 감독'만 5명 참가
영화 '잠'.

이 작품들이 경쟁 부문에 진출하진 못했으므로 주요 상은 받지 못한다. 하지만 비경쟁 부문에서 수상할 가능성은 있다. 신인 감독에게 주어지는 황금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대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홍상수 감독의 '우리의 하루'는 감독주간 폐막작에 선정됐다. 배우 김민희가 출연했으며, 고양이를 중심으로 여러 인물의 군상을 담아냈다.

③할리우드 스타, 한류 스타 총출동

이번 칸 국제영화제엔 국내외 유명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할리우드 스타로는 톰 행크스, 스칼렛 요한슨, 틸다 스윈튼, 에드워드 노튼 등이 참석한다. 이 세 배우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아스테로이드 시티'에 함께 출연했다. 가상의 미국 사막 마을에서 열린 청소년 학문 경연에 모인 학생들과 학부모의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영화다. 나탈리 포트먼, 줄리언 무어는 토드 헤인즈 감독의 '메이 디셈버' 출연을 기념해 칸을 찾는다.
칸 영화제 관전 포인트 3… '황금종려상 감독'만 5명 참가
영화 '화란'.

한류 스타들도 칸에서 만날 수 있다. 우선 비경쟁 부문에 진출작들에 출연한 송강호, 이선균, 송중기 등이 칸을 찾는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도 칸에서 만날 수 있다. 제니는 배우 데뷔작인 HBO 드라마 '더 아이돌'로 비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영화제는 27일까지.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