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아도…위급상황엔 '보이는 112' 신고

신고자 카메라 통해 위치 파악…500일 만에 5만건 활용

지난해 12월 부산경찰청 112상황실에 "생태공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 늪에 고립됐다"는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하지만 신고자가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몰라 경찰이 어디로 출동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보이는 112' 안내문자를 신고자에게 보내 접속하게 했다.

신고자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현장을 확인한 뒤 소방당국과 함께 출동해 구조했다.

경찰청은 지난해 1월 도입한 '보이는 112'가 한국 치안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16일 자평했다.

보이는 112는 신고자의 휴대전화 카메라를 통해 위치와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신고 시스템이다.

도입 500일 만에 5만건의 112 신고에서 활용되는 등 음성에만 의존했던 기존 112 시스템을 대체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달에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국민 일상을 바꾼 정부 혁신 최고사례'에 선정됐다.

보이는 112는 신고자가 말을 할 수 없는 경우에도 숫자 버튼 '톡톡' 누르기 기능으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휴대전화 숫자 버튼을 반복적으로 눌러 위급상황을 알리면 경찰은 곧바로 보이는 112 안내문자를 발송한다.

강원경찰청 112상황실은 지난달 이 기능으로 위치를 파악, 현장에 경찰관을 투입해 성범죄 피해를 당한 신고자를 구조하고 범인을 붙잡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위급상황에서 경찰의 안내에 따라 보이는 112에 접속해 실시간 영상 전달과 위치 확인, 비밀채팅이 가능하다는 점을 잊지 말고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