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문제 논의…'정찰풍선' 갈등속 표류하던 양국관계 변화여부 주목
美설리번-中왕이 빈에서 전격 회동…"양자관계 등 건설적 대화"(종합)
2월 '정찰풍선(중국은 과학연구용 비행선이라고 주장)' 사태 이후 미중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양국의 외교·안보라인 핵심 인사가 제3국에서 전격 회동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동했다고 백악관이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번 회동은 정찰 풍선 사태로 인해 2월초로 예정됐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이 무기한 연기된 이후 3개월여만에 양국 정상의 최측근 외교안보 참모간에 이뤄진 회동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설리번 보좌관은 왕 위원과 미중 양자 관계, 국제 및 역내 이슈,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문제 등에 대해서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대화를 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백악관은 "이번 회동은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하기 위한 지속된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이를 위해 양측은 전략적인 소통 채널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양측은 중·미 관계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관계의 하강을 중단시키고 안정화하기 위해 솔직하고 심층적이며 실질적이고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고 소개했다.

통신은 "왕 위원은 대만 문제에 대해 중국의 엄정한 입장을 전면적으로 설명했고 아시아태평양 정세, 우크라이나 등 공통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국제·지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양측은 이 전략적 소통 채널을 계속 잘 사용하는 데 동의했다"고 부연했다.

두 사람은 앞서 대만 차이잉원 총통의 미국 경유 방문을 앞뒀던 3월 24일 비공개리에 전화통화를 한 바 있다.

왕이가 중국의 외교라인 1인자인 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에 오른 이후 두 사람이 별도의 양자 회동을 한 것은 공개된 것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왕이의 전임자인 양제츠가 외사판공실 주임을 맡고 있던 시절에는 설리번-양제츠 라인이 미중관계의 실타래를 푸는 고위급 소통 채널 역할을 했었다.

2021년 10월 양제츠-설리번 회동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영상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전력도 있어 이번 설리번-왕이 소통이 미중 정상간 온라인 소통 등으로 연결될지 관심을 모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