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은행 영업점 가면 일반 직원이 아닌 인공지능(AI) 은행원의 인사를 받아보신 분들 있으실 겁니다.

몇 년 안에 은행 창구에서 인간 행원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한국경제TV가 총 5회에 걸쳐 주요 은행별 AI뱅커 도입 현황과 특징을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으로, 우리은행 편입니다.

우리은행은 상담부터 심사, 자산관리에 이르기까지 은행원 전 업무에 AI뱅커를 투입한다는 계획인데요.

서형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달 초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미래 직업 보고서 2023’.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서 향후 5년간 일자리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이 제시됐습니다.

이중 은행 창구 직원은 일자리가 가장 빠르게 대체될 직업 1위로 선정됐습니다.

국내 은행들 역시 몇 년 전부터 디지털 전환(DX)을 목표로 내걸고 AI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상황.

우리은행은 AI 상담봇과 AI 챗봇을 상용화한 데 이어 내년부터 영업점 창구에 AI뱅커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김선우 우리은행 AI사업부장: (AI뱅커) 첫 시작을 상담원으로 보고 있고, 그래서 챗봇과 상담봇이 가장 먼저 뱅커의 역할로 들어간 것이고요. (영업점에) 직접 찾아온 고객분들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창구에서 하시던 업무를 디지털 데스크에 만들어진 AI뱅커를 통해 진행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우리은행은 ‘생성형 언어 모델’을 AI뱅커에 전면 도입할 계획입니다.

고객이 대화를 하듯 질문하면 AI뱅커가 시각·청각을 활용해 가장 적절한 답변을 제공한다는 건데, 오픈AI의 ‘챗GPT’와 유사한 구조입니다.

[김선우 우리은행 AI사업부장: 생성형 언어 모델을 AI뱅커에 탑재함으로써 사전에 만들어진 답변이 아니라 질문에 가장 적절한 답변을 새롭게 생성해 답변한다는 점이 타행과의 큰 차별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키오스크에서 화면을 누르는 방식이 아니어서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역시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은행 AI뱅커: AI뱅커는 디지털금융 소외계층인 고령층에 디지털 사용성 및 편의성을 제고하고, 고객의 대기시간 감소 및 신속한 업무 처리로 고객 만족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저희 직원 입장에서는 단순 반복업무를 경감시켜 전문 역량을 강화하고 생산적인 영업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할 것입니다.]

우리은행이 자체 개발한 시장분석 시스템 ‘딥센싱’과의 연계도 또 다른 강점.

딥센싱은 AI가 각종 시장지수와 경제 지표를 분석하고 주가·채권지수의 향후 추이를 전망하는 기술입니다.

지난해 1월부터 이어진 증시 하락 구간에서 79%의 예측률을 기록해 투자전문가 전망보다 30% 이상 높은 정확도를 보였습니다.

딥센싱에 단기 투자 전략을 묻자 국채를 팔고 코스피지수에 투자하라는 조언이 나왔습니다.

[김선우 우리은행 AI사업부장: ‘딥센싱’은 20년이라는 장시간에 걸친 금융시장 데이터를 학습했기 때문에 미래의 다양한 금융 환경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투자자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향후 AI뱅커라는 '은행원처럼 말하고 업무를 도와주는 시스템'이 딥센싱이라는 수준 높은 시스템의 지원을 받아 자산관리를 담당하는 PB의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업점 창구뿐만 아니라 은행원 업무 전반에 AI뱅커가 투입된다는 의미입니다.

[김선우 우리은행 AI사업부장: AI뱅커는 단순 금융상담과 업무처리만 해주는 개념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대화를 무기로 금융상담과 업무 완결 처리가 가능한 AI 상담원, 딥센싱모델 기반의 AI PB, AI 심사역 등 다양한 은행 업무를 지원하는 형태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그동안 외부의 AI 솔루션을 구매해온 우리은행은 최근 전문가들을 공격적으로 채용하며 시스템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된 가운데, 우리은행은 AI뱅커의 본질인 기술 투자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한국경제TV 서형교입니다.


서형교기자 seogyo@wowtv.co.kr
“국채 팔고 코스피 사라”…AI뱅커, 대출부터 투자자문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