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경상수지가 올 들어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적자 행진이 계속됐지만 대규모 배당수지 흑자가 이를 상쇄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2억7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올해 1월 -42억1000만달러, 2월 -5억2000만달러로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뒤 3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외국법인으로부터의 배당소득이 크게 늘어 본원소득수지 흑자 폭이 커진 결과다. 3월 배당수지는 31억5000만달러로 한 달 전 23억5000만달러에 비해 8억달러 증가했다. 이를 포함한 본원소득수지는 같은 기간 31억2000만달러에서 36억5000만달러로 늘었다.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는 적자가 이어졌지만 적자 규모가 축소됐다. 상품수지는 3월 11억3000만달러 적자였다.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연속 적자다. 하지만 적자 폭은 1월 73억2000만달러에서 2월 13억달러 등으로 줄어들고 있다. 서비스수지는 19억달러 적자를 기록해 11개월째 적자가 이어졌다. 2월(-20억3000만달러)보다는 적자 규모가 1억3000만달러 줄었다.

경상수지가 흑자로 전환했지만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2억7000만달러의 흑자 규모는 작년 3월(67억7000만달러)보다 65억달러 적은 수준이다. 역외 배당 수요가 많은 4월 배당수지 흑자 폭이 줄어들면 다시 적자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상품·서비스수지가 최근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어 4월 경상수지는 균형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분기 경상수지는 44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분기 단위에서 경상수지 적자가 난 것은 2012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