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분쟁 피란민 일주일새 두배로 늘어 70만…"강도·약탈 기승"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 간의 무력 충돌이 25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전쟁의 포화를 피하려는 피란민 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금융시스템이 붕괴하면서 피란민들이 예금을 인출할 수 없어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친 상황에서, 강도와 약탈이 성행하고 있다는 보고도 이어지고 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9일(현지시간) 수단 군벌 간 분쟁 발생 이후 지금까지 70만명 이상의 주민이 피란길에 올랐다고 밝혔다.

IOM이 지난 2일 집계한 수단 피란민 수는 33만4천여명으로, 불과 1주일 만에 2배 이상으로 급증한 셈이다.

수단 피란민 가운데 국경을 넘어 이집트, 남수단, 차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 리비아 등 인근 국가로 대피한 피란민은 15만명이 넘는다고 IOM은 집계했다.

폴 딜런 IOM 대변인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작동하지 않고 은행 시스템이 붕괴한 상황이어서 피란민들은 예금을 인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료는 구하기도 어렵고 비싸다"고 상황을 전했다.

수단분쟁 피란민 일주일새 두배로 늘어 70만…"강도·약탈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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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강도와 약탈이 성행하고 있다는 목격자들의 진술도 나오고 있다.

수도 하르툼 인근 도시 바흐리에서 탈출한 아흐메드 살레흐는 로이터 통신에 "강도와 약탈이 성행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위험인데, 경찰과 법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들은 주택과 가게, 창고 등이 약탈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군부 지도자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수단 정부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의 RSF는 지난달 15일부터 무력 분쟁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604명이 사망했으며 5천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했다.

양측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로 지난 6일부터 사우디 제다에서 휴전 회담에 돌입했으나,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부르한 장군은 8일 이집트 알카히라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수도 하르툼에서의 온전한 휴전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하르툼에서의 영구 휴전이 우선 성사돼야 한다.

하르툼이 둘로 갈라지면 전쟁이 수단 전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며 "휴전 합의가 없으면 사우디에서 진행되는 협상의 실익이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