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환자 중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 생존기간의 중간값이 3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적지 않은 환자가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초기 환자여서 더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이 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 연구팀이 2008~2014년 간암등록사업에 등록된 치료받지 않은 간세포암 환자 1천45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종양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프론티어스 인 온콜로지'(Frontiers in Oncology) 3월호에 게재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간 절제, 간 고주파 열치료, 간동맥화학색전술, 전신항암화학요법, 간 이식을 '간암 치료'로 보고 치료받지 않은 사례를 살펴봤다.
치료받지 않은 환자가 진단을 받은 평균 나이는 59.6세였고, 80.2%는 남성이었다.
생존기간 중간값은 3개월이었다.
병의 진단을 받은 환자 100명 중 50번째 환자가 사망하는 시점이 3개월인 셈이다.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은 치료받은 환자군에 비해 연령대가 높았고 종양 정도가 더 진행된 상태였다.
하지만 11.7%(123명)는 간암 병기가 '0/A기', 9.2%(96명)은 'B기'로 초기여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상태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연구는 지금까지 발표된 간암 자연 경과 연구 중 가장 큰 규모다.
치료를 받지 않은 간암의 예후가 상당히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환자의 치료 방침을 적용하거나 정부가 건강보험 정책을 수립할 때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성필수 교수는 "최근 진행성 간암에서도 면역 복합치료의 1차 치료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할 수 있게 됐다"며 "진료비 부담이 줄어들고 건강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만큼 간암 진단을 받아도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꼭 전문의를 찾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가톨릭의대 학생연구 프로그램의 결과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