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방문…발렌베리그룹·일렉트로룩스 등 경영진 면담
한총리 "RE100 대신 CF100으로…SMR 건설에 한국 기업 필수"
스웨덴 기업들, 한총리에 "차세대 원전 SMR 기술 협력하자"
유럽 4개국을 순방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는 7일(현지시간) 스웨덴 대표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원자력발전 관련 신기술에 대해 한국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한 총리는 이날 순방 두 번째 국가인 스웨덴 스톡홀름의 그랜드 호텔에서 야콥 발렌베리 발렌베리그룹 회장(스웨덴 기업연맹 회장), 스타판 보호만 일렉트로룩스 회장, 얀 라르손 스웨덴 무역투자대표부 대표 등과 면담했다.

발렌베리그룹은 14개 자회사와 130여개 투자기업을 거느린 스웨덴 최대 재벌 기업으로, 기업 규모가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일렉트로룩스는 세계 최초로 가정용 진공청소기와 로봇청소기를 출시한 회사다.

이날 면담 종료 후 동행 기자단과 만난 한 총리는 "스웨덴 기업들이 먼저 차세대 원전인 SMR 건설 분야에서 한국과 잘 협력하자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한 총리는 "2030년에는 스웨덴이 원전 6기를 SMR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스웨덴 기업이 두산 등 한국 기업과 손잡지 않으면 SMR 기기를 건설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스웨덴 기업들, 한총리에 "차세대 원전 SMR 기술 협력하자"
한 총리는 면담에서 기업인들에게 CF100 개념도 언급했다.

CF100은 원자력, 수소,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기술을 활용해 탄소배출이 없는 청정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개념이다.

오직 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 수요 100%를 대체하는 RE100의 대안으로 제시된 목표다.

한 총리는 "기업인들에게 'CF100의 개념을 전 세계적으로 설득하고 추진해보자'고 제안했다"며 "이에 기업들이 같이 해보겠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CF100에 대해 "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을 채우는 것은 해가 나오는 시간, 바람 강도 등 통제가 어려운 변수가 있다"며 "이보다는 선택지를 넓혀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쪽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총리는 또 면담에서 민주주의 등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한국과 스웨덴이 각국이 최근 겪고 있는 지정학적 변화 등의 도전에 함께 대응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스웨덴은 H&M, 스포티파이, 이케아(IKEA),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기업의 본거지다.

전기차 배터리 등 신산업 분야도 성장하고 있다.

현재 한국 기업 18개사가 스웨덴 노스볼트가 진행 중인 배터리 공장 건설 사업에 참여하고자 이곳에 진출해 있다.

스웨덴 광산회사 LKAB는 올해 초 유럽 최대 규모의 희토류 원소 광맥이 스웨덴 북부 키루나에서 발견됐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한 총리는 "세계 자원 공급망이 재조정 단계를 겪는 지금 같은 때일수록 민주주의 등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끼리 협력을 잘해야 한다고 기업인에게 당부했다"고 밝혔다.

전날 영국 찰스 3세 국왕 대관식에 한국 정부 대표로 참석한 한 총리는 이날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스웨덴에 머무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