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수장 프리고진, 철수 선언 이틀 만에 계획 포기
러 용병 바그너, 바흐무트 남을듯…"탄약 지원 약속받아"(종합)
우크라이나 전쟁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바흐무트에서 철수하겠다고 선언했던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이 바흐무트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7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군으로부터 탄약을 더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추가 작전을 계속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탄약과 무기를 약속받았다"며 "적의 보급로 차단 시도를 저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배치될 것이라는 약속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5일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의 탄약 지원 부족을 이유로 오는 10일 바흐무트에서 철수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바흐무트에서의 철수는 탄약이 없는 상황에서 병사들이 무의미하게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국방부의 잘못"이라며 러시아 국방부 관계자들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프리고진은 바흐무트에서 철수할 테니 자신들의 전투 임무는 체첸 자치공화국의 아흐마트 특수부대에 넘겨달라고 러시아 국방부에 요청했다.

아흐마트 특수부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자 체첸 자치공화국의 수장인 람잔 카디로프의 지휘를 받는 전투부대다.

이에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정부 수장은 지난 6일 푸틴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바그너 그룹 용병들을 대신해 바흐무트에 아흐마트 특수부대를 배치하도록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 등에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바그너 그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핵심 교두보인 바흐무트시 점령을 위한 러시아군의 선봉대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격전을 담당해온 바그너 그룹이 바흐무트 전투에서 병력을 빼겠다고 주장하면서 바그너 그룹과 러시아 국방부의 갈등이 심각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프리고진은 탄약 부족 등을 이유로 철수 계획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러시아군으로부터 계속 싸울 무기를 약속받았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바그너 그룹이 바흐무트에 계속 머물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프리고진은 "바그너 그룹의 작전에 관한 모든 결정은 세르게이 수로비킨 육군 장군이 내릴 것"이라며 "그는 싸우는 방법을 아는 유일한 장성"이라고 말했다.

프리고진이 지지하는 수로비킨은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휘하는 총사령관으로 임명됐으나 불과 3개월 만인 올해 1월 초 전격 교체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