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집권당 총통 후보 "'하나의 중국' 수용은 대만주권 포기"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차기 총통선거 후보로 확정된 라이칭더 부총통 겸 민진당 주석은 '92공식' 수용이 대만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7일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라이칭더 부총통은 전날 북부 주베이시에서 1천여명의 지지자가 모인 가운데 열린 '신주현 라이칭더 후원회' 출범식에서 대만의 가장 큰 도전은 중국의 무력 위협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라이 부총통은 "민진당이 다른 정당처럼 92공식에 따른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이면 대만의 주권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만 주권을 포기해 얻은 평화는 지속 가능한 진정한 평화가 아니며 "대만이 홍콩과 마카오처럼 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92공식은 1992년 중국과 대만이 이룬 공통 인식을 일컫는 것으로,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의 편의대로 한다는 것이 골자다.

야당인 국민당은 이를 수용하는 입장이나 민진당은 거부하고 있다.

라이 부총통은 이번 총통 선거가 평화와 전쟁의 선거가 아닌 "민주주의와 전체주의의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주의와 자유의 생활을 누리기 위해서는 중국이 경거망동하지 못하도록 힘을 키워 국제사회와 함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라이 부총통은 평화가 힘에 달려있다면서 침략자가 제공하는 평화에 의지하는 것은 진정한 평화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지도하에 국방력을 강화하고 전쟁 대비를 통해 전쟁을 피해 평화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평화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민주주의 국가가 중국의 권위주의 확장에 저항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평화를 위한 노력으로 대만의 역량을 향상해 국제사회에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라이 부총통은 지난달 12일 민진당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총통선거 후보로 확정된 직후 "대만은 이미 주권 국가"라고 강조했다.

라이 부총통의 이 같은 발언은 차이잉원 현 대만 총통보다 더 강한 독립 성향을 내비친 입장 표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13일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선거전이 시작된 가운데 라이 부총통의 이 같은 발언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