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승인 위법" 3800명이 낸 소송…법원 '각하'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품목을 승인하고 3차 접종(부스터샷)을 사실상 강요한 것은 위법하다며 집단소송이 제기됐으나 법원에서 각하됐다. '각하'란 소송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을 때 사건의 내용을 심리하지 않고 마무리하는 결정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주영 부장판사)는 A씨 등 3천830명이 작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질병관리청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을 최근 각하했다.

A씨 등은 식약처장이 2021년 5월∼2022년 2월 코로나19 백신 5개 품목을 승인한 조처를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이 증명되지 않았고, 품목 대다수를 차지하는 mRNA 백신은 유전자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며 "접종을 계속하면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이유로 질병관리청이 작년 2월 16일 발표한 방역패스 지침 중 2차 접종자의 증명·확인서 유효기간을 접종 후 180일까지로 제한한 부분도 위법하다고 원고들은 주장했다. 정부가 사실상 부스터샷 접종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품목의 허가나 취소가 원고들에게 법률상 보호되는 직접적·구체적 이익을 주지 않는다"며 이들에게 소송을 낼 자격(원고적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대상자의 동의를 받아야 이뤄져 정부가 강제할 수 없고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할 의무도 없다"며 "백신 품목허가 자체가 일반 국민의 법률상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화를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백신이 효능이 없거나 국민 보건에 위해를 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2021년 4월∼2022년 1월 코로나19 확진자 약 58만명 중 백신 미접종자의 중증화율이 2차 접종자보다 약 5배 높은 점 등 데이터에서 백신의 중증 예방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중대한 이상반응 의심 신고가 접종 건수 대비 높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유통과 접종을 전면 중단할 정도로 국민보건에 위해를 줄 의약품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부스터샷 방침을 취소해야 한다는 원고 측 요구에 대해선 "정부가 작년 3월 1일부터 방역패스 조처를 이미 해제한 만큼 원고들이 소송을 통해 얻을 이익이 없다"며 역시 소송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