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긴 아쉬워"…마스크 벗고 "와아∼!"
비와도 '어린이날'이니까…실내 놀이공원 오픈런
"너무 좋아요! 바이킹 제일 타고 싶어요!"
101주년 어린이날인 5일 오전 9시30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에 입장하려고 기다리던 황태민(12)군은 잔뜩 신난 표정이었다.

롯데월드 마스코트인 '로티' 캐릭터 모자를 쓴 채였다.

황군의 어머니 김진영(41)씨는 "지난해까지는 코로나19 때문에 어린이날 집에 있었다"며 "함께 놀이공원에 가지 못해서 오늘은 일부러 왔다"고 말했다.

이날 놀이공원은 장대비 속에서도 어린이날을 집에서 그냥 보내기 아쉬운 가족들로 개장 시각인 오전 10시 이전부터 북적였다.

충북 청주시에서 온 한정민(41)씨는 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함께 10년 만에 놀이공원을 찾았다.

한씨는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대부분 코로나19와 함께해 놀이공원에 갈 기회가 없었다"며 "올해는 마지막 '어린이'인 해라 비가 와도 집에 있기 아쉬웠다"고 했다.

며칠 전부터 많은 비가 예고되면서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해 일찍부터 집을 나선 가족들도 있었다.

입장 대기 줄 앞쪽에 있던 유경(40)씨는 아홉 살 아들, 유치원생 딸과 함께 경기 수원시에서 오전 7시에 출발했다고 한다.

유씨는 "아이들이 아주 어릴 적 롯데월드에 왔던 게 마지막"이라며 "아이들도 신이 나서 일찍 일어났다"고 전했다.

5살, 12살 자녀와 함께 인천에서 온 김성진(40)씨도 이날 오전 6시에 출발해 개장시각이 2시간 넘게 남은 오전 7시40분에 도착했다고 한다.

김씨는 "매표소가 오전 8시50분에 연다고 해 한 시간가량 기다렸다가 표를 산 뒤 입장하려고 대기 중"이라며 "딸이 '로티' 캐릭터를 너무 좋아해서 롯데월드에 왔다"고 했다.

경기 평촌신도시에서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온 장모(38)씨는 "날씨 때문에 롯데월드에 사람이 많이 모일 거라길래 '오픈런' 하려고 서둘러 왔다"며 웃었다.

비와도 '어린이날'이니까…실내 놀이공원 오픈런
수원에서 온 손대우(40)씨는 중학교 1학년 아들, 초등학교 3학년 딸과 함께 오전 8시부터 '매직패스'(대기 없이 놀이기구를 타는 이용권)를 사려고 줄을 섰다.

손씨는 "매년 에버랜드에 가다가 올해는 아이들이 롯데월드에 가고 싶다고 했는데 마침 비가 와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오전 9시30분 500명 안팎이던 대기 인원은 입장 시각이 가까워지면서 1천명을 넘겼다.

입장을 알리는 퍼레이드가 시작되자 어린이들은 설레는 듯 손뼉을 치며 "우와∼" 하고 함성을 내뱉었다.

어른들도 신나 휴대전화를 꺼내 영상을 찍었다.

비가 오면 방문객이 10∼15%가량 줄어드는 테마파크 특성상 평소 주말보다 대기 인원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고 롯데월드 관계자는 전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절반가량은 아직 마스크를 쓴 채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이지현(30)씨는 "5살, 4살 자녀의 마스크를 들고 오긴 했다.

비가 오고 실내라 덥고 습해서 아이들이 갑갑할까 봐 잠시 마스크를 씌우지 않았다"며 "이따 안에서는 씌울 예정"이라고 했다.

11살 초등학생 김지연·김윤재·김주하 양은 "작년 여름에는 마스크를 쓴 채 놀이기구를 타느라 얼굴에 땀띠가 나고 불편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날은 모두 마스크를 벗은 채였다.

비와도 '어린이날'이니까…실내 놀이공원 오픈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