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7일 소인수·확대회담 후 공동회견…'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의제 포함될 듯
기시다, 日 총리로 12년 만에 현충원 참배할 듯…관저서 부부 만찬 '친교 행사' 가능성
대통령실 "정상회담, 안보·첨단산업 의제"…공동선언 불투명(종합)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안보, 첨단산업, 과학기술, 청년·문화 협력 등 양국 간 주요 관심사를 의제로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4일 오후 용산 청사 브리핑에서 이 같은 일정을 발표했다.

양 정상은 기시다 총리 방한 첫날인 7일 소수 참모만 배석하는 소인수 회담에 이어 확대 회담을 잇달아 연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기시다 총리 부부가 참석하는 만찬도 당일 한남동 관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는 관저로 초대함으로써 양국 관계 정상화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만찬은 통상 외국 정상에 준비했던 한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식사는 숯불 불고기, 주류는 사케를 선호하는 기시다 총리를 위한 한국식 청주 등이 각각 거론된다.

회담에 앞서 기시다 총리는 '12년 만의 셔틀외교'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현직 총리가 현충원을 참배하는 것은 지난 2011년 10월 19일 방한한 노다 요시히코 총리 이후 12년 만이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정확한 일정을 공유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방한 이틀째인 8일 오전에는 윤 대통령과 동행하지 않고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경제6단체장과 티타임을 한 뒤 이른 오후 출국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만나는 것은 지난 3월 16∼17일 윤 대통령의 방일을 통한 도쿄 정상회담 이후 53일 만이다.

한일 정상은 도쿄 회담을 이어가는 차원에서 안보·경제·문화·인적교류 등 여러 방면에서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의 핵 위협 고도화에 맞서 한일, 한미일 간 단합된 대응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 양국 과거사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입장 표명 수준도 관심사다.

앞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전날 서울에서 2차례 회동하고 정상회담 의제 등을 협의했다.

다만 이번 한일정상회담에서 공동선언이 도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동 기자회견이야 하겠지만 거기서 어떤 선언이 나온다고 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며 "협의를 거치고 실제로 정상회담을 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청년·학생 교류 촉진을 위한 정상 차원의 언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각에서 전망하는 별도의 정부 출연 청년기금 설립 발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일 청년기금과 관련, "현 시점에서 공개하기 어렵지만 일부 보도에 나온 것은 사실과 약간 다른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는 회담 의제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 계획의 안전성 검증을 위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모니터링 외 한일 양자 차원의 과학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한국 정부 내 시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직 양국 간 의제와 관련한 협의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 결론이 날진 모르겠지만 언론인 여러분이 국민에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그 부분을 우리가 굳이 현안에서 제외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 측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후쿠시마 농·수산물 수입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은 선을 긋는 모습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