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검열 피해 게임에서 우크라 뉴스 제공…핀란드 신문의 실험
핀란드의 한 신문이 러시아 당국의 검열을 피해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뉴스를 러시아 국내에 전달하는 수단으로 온라인 게임을 이용하는 실험에 나섰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핀란드 일간 '헬싱긴 사노마트'는 '언론자유의 날'인 이날 이와 관련한 활동 상황을 공개했다.

러시아 게이머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온라인 1인칭 슈팅 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커스텀 맵을 제작한 뒤 자사의 우크라이나 특파원들이 러시아어로 작성한 뉴스를 볼 수 있는 방을 숨겨놓았다는 것이다.

미국 게임개발사 밸브 코퍼레이션이 제작한 이 게임은 테러 집단과 대테러 부대 등으로 나뉜 게이머들이 서로 전투를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기에는 제작자들이 제공하는 기본 지도 10여종이 주로 쓰이지만, 사용자들이 직접 만든 커스텀 맵을 사용할 수도 있는데 헬싱긴 사노마트는 여기에 주목했다고 한다.

헬싱긴 사노마트의 안테로 무카 편집장은 "러시아에선 외국매체가 차단되지만, 게임은 아직 그렇지 않다"면서 "언론의 자유를 위해 (게임 내에) 러시아어로 전쟁을 뜻하는 '보이나'란 이름의 러시아풍 도시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가 제작한 커스텀 맵 내의 일부 건물과 지하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뉴스를 제공하는 붉은 색의 방이 존재한다.

이 방 한쪽에는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소도시 부차나 이르핀 등지에서 러시아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 등과 관련한 기사와 사진도 붙어있다.

헬싱긴 사노마트는 이달 1일 이러한 커스텀 맵을 공개했고, 현재까지 2천건이 넘는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했다.

무카 편집장은 "(러시아) 게이머들은 이 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실제로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알려주는 자료를 찾을 수 있다"면서 "이런 정보는 러시아 국영 선전매체들에선 결코 알 수 없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내 카운터 스트라이크 이용자가 400만명으로 추산된다면서 "이들은 동원이나 징집 연령대일 수 있다.

러시아인들도 자신의 생명이 걸린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독립적이고 사실에 기반한 정보를 알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