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진화한 인간"…신간 '다윈의 미완성 교향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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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다윈이 쓴 기념비적인 저서 '종의 기원'의 마지막 장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는 책에서 수많은 예시를 통해 '자연 선택'에 따라 동물은 진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작 인간의 발전을 견인한 '문화'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지적 능력의 진화를 논의하면서 "능력의 발달 단계를 추적할 수만 있다면, 의심할 여지 없이 매우 흥미로울 것이지만 능력과 지식 부족으로 시도할 수 없을 뿐"이라고 언급했을 뿐이다.

도대체 인간은 어떻게 해서 다른 동물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지적 능력을 갖추게 됐는가다.
저자는 누진적인 문화의 발전을 그 이유로 든다.
여기서 문화란 공유되고 학습되는 지식의 광범위한 축적과 시간에 따른 기술의 끊임없는 개선을 의미한다.
지능도 어느 정도 성공과 관련이 있지만 본질적인 것은 "우리의 통찰력과 지식을 한데 모으고 각자의 해결책 위로 새로운 해결책을 누적해 나가는 능력"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9만년 전 호모 사피엔스는 송곳, 작살과 같은 기구를 만들어냈고, 4만년 전에는 찌르개, 돌칼, 바늘 등 보다 정교한 도구를 제작했다.
이처럼 시간의 흐름과 함께 인간의 도구 제작 문화는 전승돼 발전했다.
반면, 다른 동물들은 도구를 사용할 줄 모르며 인간 유전자와 98.5% 동일해 가장 똑똑하다고 간주하는 침팬지조차 지극히 낮은 수준의 도구를, 그것도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그 발전 속도도 미미할 따름이다.

즉 인간이 다른 동물들처럼 '자연 선택'에 따라 진화한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진화해 온 존재"라는 것이다.
기후, 포식자, 질병과 같은 외부적 요인이 인간의 진화를 이끌었다기보다는 "우리 조상들이 사회적으로 전달하고 학습한 활동들이" 인류의 진화를 유도했다는 얘기다.
그는 "인간의 마음은 문화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문화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이어 "인간의 문화적 능력은 고립된 채로 진화하지 않았으며, 우리의 언어, 가르침, 지능, 조망 수용, 계산 능력, 협력적 성향, 도구 사용, 기억, 환경의 통제와 같은 인지와 행동의 핵심적인 측면들과 복잡하게 공진화(共進化·Coevolution)하며 형성됐다"고 덧붙인다.
536쪽. 김준홍 옮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