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판서 강요미수 혐의 부인…"투명한 기업 만들고자 했을뿐"
'효성 형제의 난' 조현문 "죄 짓지 말자는 게 죄가 되나"
이른바 '효성 형제의 난'과 관련된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이 3일 "효성을 투명한 기업으로 만들고자 했던 노력이 억지 사건으로 돌아왔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참으로 참담한 심경"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조현준 회장과 효성은 자신들의 부정과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지난 십수년간 저를 음해하고 핍박해왔다.

이번 고소는 저에 대한 보복"이라며 "저는 죄 짓지 말자고 이야기한 것밖에 없는데 그게 죄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효성그룹 일가 차남인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7월부터 형인 조 회장과 주요 임원진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주장하며 고소·고발해 '형제의 난'을 촉발했다.

그는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 등의 조언을 받아 자신의 비상장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지 않으면 위법행위가 담긴 자료를 검찰에 넘기겠다며 조 회장을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 회장이 이러한 요구를 거부하고 지분을 매입하지 않자 조 전 부사장이 이듬해 7월 조 회장과 주요 임원진을 횡령·배임으로 고소·고발했다는 것이 검찰과 조 회장 측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검찰 측의 공소사실은 다 사실이 아니고 분명히 인정할 수 없다"며 "공소사실은 2013년 2월과 7월경에 있었던 사건이기 때문에 공소시효도 한참 지났다"고 밝혔다.

또한 조 전 부사장이 2013년 퇴사한 후 자신이 회사 성장의 주역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도록 조 회장을 협박한 혐의와 관련해서도 "사임 의사를 대리인을 통해 전달했고 후속 조치로서 보도자료 배포를 요청했을 뿐 그 과정에서 협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