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오페라 축제인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4일부터 관객을 찾는다. 해마다 열리는 이 행사는 14회째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과 자유소극장, 잠실 롯데콘서트홀, 대전 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올해는 처음으로 대전에서 공연을 펼쳐 지역 관객과 공연의 기쁨을 나눈다. 신선섭 페스티벌 조직위원장은 “대전 공연을 계기로 페스티벌이 전국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막 공연은 ‘카르멘’ ‘라 보엠’ ‘리골레토’ ‘세빌리아의 이발사’ 등 일반 대중에게 친숙한 오페라 아리아와 중창곡 등을 선보인다. 이달 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19일부터는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네 편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도니체티의 ‘로베르토 데브뢰’,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등이다. 라 트리비아타는 1948년 국내에서 최초로 공연된 오페라로 사교계의 여인 비올레타와 귀족 청년 알프레도의 비극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도니체티의 로베르토 데브뢰는 국내 초연작으로 도니체티의 ‘여왕 3부작’ 중 마지막 시리즈다. 이 오페라는 전 석을 1만8000원에 타임세일해 화제가 됐다. 통상 오페라 공연에서 가장 비싼 좌석인 R석은 20만원 선으로 최대 90%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 셈이다. 이 공연을 기획한 라벨라오페라단의 이강호 단장은 “1800여 석이 3분 만에 동났다”며 “진입장벽을 낮춰 더 많은 사람이 오페라를 경험하도록 하고 싶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모차르트의 역작 돈 조반니는 현대 관객들의 구미에 맞춰 재탄생된다. 지루하게 느껴질 만한 레치타티보 세코(간단한 반주와 대사로 극의 전개를 전달하는 부분)를 축소해 러닝타임을 3분의 1가량 줄였다.

두 편의 어린이 오페라도 준비했다. 전래동화 ‘혹부리 영감’을 재해석한 아트로의 창작오페라 ‘혹부리 할아버지의 노래주머니’, 그림 형제의 동화를 재해석한 세이무어 바랍의 번안작 ‘빨간 모자와 늑대’가 주말 오전과 낮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