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태준 회장·김정남 전 감독,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
"온 가족이 축구로 즐거운 시간…아버지가 상상하던 미래"
K리그 명예의 전당 초대 헌액자로 이름을 올린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가족은 "90분간 나의 팀을 응원하며 가족 전체가 완전히 몰입하고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열정을 회복하고 돌아가거나, 조기축구를 하며 땀방울을 흘리는 것이 선친이 상상하던 모습일 것"이라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에서 열린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는 김정남 전 감독, 고 박태준 회장이 각각 지도자 부문과 공헌자 부문 초대 헌액자로 이름을 올렸다.

박태준 회장의 아들인 박성빈 씨가 상을 대신 받고 소감을 전했다.

박 씨는 "유년 시절 아버지와의 반짝이는 추억은 축구였다.

동대문운동장에 같이 가 주시고, 독일 월드컵에 손주들과 같이 가주셔서 가족에게 생생하고 소중하게 평생 간직할 추억을 만들어주셨다"고 추억했다.

그는 "선친은 유독 축구인들과 인연이 각별했고, 미래를 이끌 젊은 축구 인재를 만나 응원하는 일을 즐거워하셨다"며 "최순호 수원FC 단장,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 이동국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등 포항 가족과 (명예의 전당 입회를) 함께한다는 점에서 더욱 뿌듯해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빈 씨는 "오늘도 어김없이 들판에서 수많은 아이가 공을 차며 뛰놀고, 주말에는 프로축구팀 유니폼을 입고 전용구장을 향하며 가족이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며 "선친이 상상한 미래의 모습이 바로 이런 장면일 것"이라고 상상했다.

"온 가족이 축구로 즐거운 시간…아버지가 상상하던 미래"
병환 중인 김정남 전 유공 감독을 대리해서는 손자 김민석 씨가 헌액식에 참석했다.

김 감독은 김 씨를 통해 "K리그 감독으로서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했던 순간, 팬들의 우렁찬 응원 소리, 홈·어웨이 경기 등 모든 순간이 소중하게 떠오른다"고 전했다.

김씨는 "할아버지께서 늘 '겸손해야 해, 열심히 해야 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덕분에 할아버지도 좋은 상을 받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