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방첩사령부 소속을 사칭한 민간인이 해병대 영내를 무단 침입해 2시간가량 활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4시 20분께 포항 해군기지의 해병대 모 사단에 민간인 남성 A씨가 진입해 2시간 30분 넘게 머물렀다.

이날은 주임원사 교대식(이·취임식)이 열린 날이어서 축하하러 온 외부인들이 많았고, A씨도 이들 틈에 섞여 검문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위병소에서는 외부인이 출입할 때 차량 번호와 신분증을 대조해 미리 인가된 인원인지 확인한다.

그러나 민간 경비업체 대표로 알려진 A씨는 차량에 마치 군 관계자처럼 보이는 경광등을 설치한 상태였고, 해병대는 그런 A씨를 군 측으로 오인해 제대로 신원 확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는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한 오후 6시50분께 여전히 영내를 배회하던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영내에서 마주치는 군 관계자들에게 자신을 방첩사 소속이라고 말했지만, 방첩사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경찰은 A씨의 신원을 확인한 뒤 일단 귀가 조처했으며, 군 형법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상 위반 혐의가 있는지 수사 중이다.

군 관계자는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20일에는 50대 취객이 자전거를 타고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를 통과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기지 정문 위병소 근무자 1명이 제지했지만, 이 취객은 자전거를 타고 빠른 속도로 차량 차단봉과 정문 사이 뚫린 공간을 지나 기지로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침입 5분 만에 붙잡힌 그는 도로교통법 위반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