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더 스트롱맨·언마스크드
▲ 더 스트롱맨 = 기디언 래크먼 지음. 최이현 옮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
이들의 공통점은 강력한 카리스마와 권위주의를 바탕으로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 수석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이런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를 '스트롱맨'이라 칭하고, 이들이 자유주의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스트롱맨은 문화적 보수주의자로 정치적 올바름을 경멸한다.

소수자들의 일상과 외국인의 이익에도 무관심하다.

국내에서는 엘리트 집단에 맞서 일반 국민을 대변한다고 호도하는 포퓰리스트다.

국제사회에선 민족의 화신을 자처한다.

그 과정에서 대담하면서도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한다.

저자는 이런 특징을 보이는 스트롱맨이 등장한 건 푸틴이 러시아의 권좌에 오른 2000년부터라고 말한다.

일방적으로 국가를 운영한 탓에 이들의 등장 후 세계 자유는 줄어들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실제 국제 인권 단체 프리덤하우스는 2020년 세계 자유가 15년 연속 퇴보하고 있다고 진단했는데 이 같은 경향이 스트롱맨과 관련이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문제는 이들이 독재 체제가 아니라 대부분 민주국가의 선거를 통해서 선출됐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도 스트롱맨은 계속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저자는 내다본다.

저자는 스트롱맨 현상이 "앞으로도 수십 년에 걸쳐 세계 정치의 핵심 주제가 될 것"이라며 "스트롱맨 시대도 어느 순간에는 막을 내릴 것을 안다.

그러나 그 시대가 30년간 지속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시공사. 408쪽.
[신간] 더 스트롱맨·언마스크드
▲ 언마스크드 = 폴 홀스 지음. 고현석 옮김.
1990년 봄,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 생화학을 공부하던 폴 홀스는 채용박람회장을 기웃거리다 캘리포니아 범죄과학연구소 부스에 들어갔다.

어떤 일인지 잘 몰랐지만, 나쁜 놈을 잡는 일에 흥미가 갔다.

그는 그해 가을 과학수사연구소에 취직했고, 3년 뒤 선망하던 과학수사관 자리를 꿰찼다.

홀스는 커리어 초반부터 눈부신 경력을 쌓아갔다.

미궁에 빠진 각종 살인사건을 해결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수사관으로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수년 전 파일로 봤던 희대의 살인마 '골든 스테이트 킬러 GSK' 사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1977년부터 1986년까지 캘리포니아 일대를 떠돌며 수십건의 살인과 강간을 저지른 전설적인 살인마. 그러나 표홀히 사라졌고,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어딘가에서 일반인 틈에 섞여 살아가고 있을 터였다.

홀스는 2009년 콘트라코스타 범죄과학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면서 GSK 사건을 본격적으로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너무 오래전 사건이라 단서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오랫동안 강력 사건을 맡아오며 그의 내면은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다.

그는 끔찍한 악몽에 시달렸다.

알코올 의존증도 점점 깊어졌다.

"혹독한 대가가 따랐지만 일을 멈출 수 없었다.

" 과연 그는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책은 숨 가쁘게 이어진 저자의 27년 과학수사관 여정을 들려준다.

범인을 잡겠다는 저자의 강한 집념과 끔찍한 범죄 현장에 대한 묘사, 유전자를 이용한 21세기의 첨단 수사 기법 등 다양한 읽을거리를 책은 제공한다.

황소자리. 416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