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의 아프간 여성 탄압, 전례 없는 일…좌시하지 않을 것"
만장일치 찬성…"탈레반 위신에 타격 줄 것"
유엔 안보리 '탈레반 여성 억압 규탄' 결의안 채택…중러도 찬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여성 탄압 문제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로이터·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안보리는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교육과 직업 활동, 각종 공공장소 출입 등을 제한하는 조치를 신속히 철회할 것을 탈레반에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결의안은 탈레반의 여성 탄압이 "유엔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라면서 탈레반이 여성의 유엔 근무를 막은 데 대해서는 "인권과 인도주의 원칙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모든 유엔 회원국이 영향력을 발휘해 탈레반이 여성 억압을 중단하도록 촉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결의안에 담겼다.

미국의 로버트 우드 주유엔 차석대사는 표결이 끝난 뒤 "오늘 안보리는 만장일치로 탈레반과 전 세계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우리는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탈레반의 탄압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나 누세이베흐 주유엔 아랍에미리트(UAE) 대사도 전 세계 90개국 이상이 이번 결의안을 지지했다면서 "아프가니스탄 여성이 사회에서 지워지는 데 대해 세상은 가만히 앉아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 '탈레반 여성 억압 규탄' 결의안 채택…중러도 찬성
아랍에미리트(UAE)와 일본이 초안을 작성한 이번 결의안에 중국과 러시아까지 찬성표를 던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중국은 자원 개발 등을 이유로 그간 탈레반 정권과 밀착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만큼 이번 결의안 채택은 탈레반의 여성 탄압에 대한 국제적 우려가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AP는 분석했다.

탈레반은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재집권한 뒤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엄격하게 적용하며 여성의 사회 활동을 막고 있다.

여성의 대학 진학을 금지하고 여자 중·고교를 폐쇄하는 등 교육권을 박탈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현지 여성의 유엔 근무를 금지했다.

아프가니스탄 여성은 또 공원, 놀이공원, 체육관, 공중목욕탕에 출입할 수 없으며 얼굴까지 모두 가리는 의상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탈레반이 최근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이번 결의안 채택은 이들 정권의 위신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로이터는 내다봤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다음 달 1∼2일 카타르에서 아프가니스탄 문제와 관련된 국제회의도 개최할 예정이다.

다만 안보리는 이번에 탈레반에 대한 제재 방침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AP는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