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우영 작가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해 만화 분야 표준계약서를 손질하는 과정에서 만화계 최대 협단체와 대표 공공기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28일 만화계에 따르면 한국만화가협회를 중심으로 한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표준계약서 개정 관련 법률 전문가 추천 문제를 놓고 갈등 중이다.
앞서 지난달 2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대책위는 이우영 작가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표준계약서 개정 과정에서 창작자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자는 취지의 논의를 했다 이후 문체부가 만화영상진흥원 측에 법률 전문가 추천 및 의견수렴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만화영상진흥원이 창작자 협단체의 추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자의적으로 기존 표준계약서 연구에 참여했던 단체 자문 변호사를 포함했다는 것이 대책위의 설명이다.
기존 표준계약서 개정 연구는 창작자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만화 개악이나 마찬가지라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온 사안이다.
그런데도 또다시 창작자보다는 산업계의 목소리를 많이 반영해 온 변호사가 법률 전문가 명단에 올린 것은 부당 개입이라는 지적이다.
대책위와 한국만화가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만화영상진흥원이 창작자가 아닌 산업계의 입장을 반영한 회의 구성으로 물의를 일으켰다"며 "이런 부당한 개입과 사실 왜곡에 대해 엄중한 경계를 표명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화영상진흥원은 창작자에게 중요한 표준계약서 개정 논의에서 부당한 개입을 중단하고 만화계를 왜곡과 거짓으로 기만한 사실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 "표준계약서 개정 논의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라"며 창작자와 산업계, 학계의 의견을 공정하게 수렴할 것을 요구했다.
한발 더 나아가 만화영상진흥원 이사진에 현재 만화가가 1명 밖에 없다며, 창작자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인사 구성을 확보하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 만화영상진흥원은 법률 전문가 '풀'(이용 가능 인력)을 활용하라는 정부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만화영상진흥원 측은 "문체부에서 만화영상진흥원이 가진 풀을 활용해 3∼4명으로 위원회를 구성해달라고 했다"며 "이에 만화인 헬프데스크 소속 1명을 추천하고 만화가협회 측에 2명, 한국여성만화가협회와 웹툰작가노조, 전국여성노조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 측에 1명을 추천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갈등이 격화하면서 문체부와 만화영상진흥원, 협단체 등은 지난 18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해당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인생을 살다 보면 기로에 설 때가 있다. 기로(岐路). 갈림길을 말한다. 이리로 갈지 저리로 갈지 선택할 기회를 말한다. 기로는 주로 인생의 활동이 활발한 시기, 선택의 가능성이 아주 많이 열린 젊은 시기에 자주 생긴다. 나같이 80 나이에 이른 사람에게 기로란 말은 당치 않은 말이다. 그러나 나는 올해 2025년을 나의 기로라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로 나의 일들이 변하게 되어 있다.첫째는 풀꽃문학관의 새로운 건립과 개관이다. 풀꽃문학관은 2014년 내가 공주문화원장으로 일하던 때 공주시의 도움으로 일본 가옥, 그러니까 적산가옥 한 채를 복원해서 연 간이 형식의 문학관이다. 그렇게 문을 열어 운영한 문학관을 10년 만에 새로운 건물을 신축해 다시 개관하는 해가 올해인 것이다. 더구나 문학관 이름까지 나태주풀꽃문학관으로 바꾸었다. 시는 '세상에 보내는 러브레터'그리고 올해는 나의 시집 전집과 산문집 전집이 나오는 해이다. 시 전집이 아니고 시집 전집이고 산문 전집이 아니고 산문집 전집이다. 무슨 말인가. 그동안 나온 나의 시집과 산문집을 한군데 모아서 그대로 내는 책이란 말이다. 분량이 방대하다. 시집 전집 7000여 페이지에 산문집 전집 5000여 페이지. 그렇게 도합 1만2000여 페이지다.그뿐 아니라 내 생애에 의미 있는 사진들을 모아서 사진집까지 500페이지 분량으로 준비하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이어령 교수와의 대담집 <마지막 수업>으로 주목받은 김지수 기자와의 대담집인 <나태주의 행복 수업>이란 책이 나오기도 했다. 약간은 두렵고 조심스럽다고나 할까. 어리둥절하다고나 할까. 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생각을 가늠해 보게 한다.사실 내 삶의 방
배우 공승연이 무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공승연은 4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연극 '꽃의 비밀' 인터뷰에서 "너무나 꿈꿔왔던 무대"라며 "연극이 끝난 후 '꿈을 이룬 건가' 싶더라"라고 말했다.'꽃의 비밀은 이탈리아 북서부 작은 시골 마을 빌라페로사에서 서로를 의지하고 응원하며 살아가는 4명의 주부의 이야기를 담았다. 빈둥거리는 남편을 대신해 함께 농사를 짓고, 교류하며, 가족같이 가깝던 이들은 남편들끼리 축구를 보러 간 어느 날, 여자들끼리 위해 즐기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된다. 장진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했고, 이번에 상연 10주년을 기념해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됐다.공승연은 이연희, 안소희 등과 함께 빌라페로사 최고 미녀 모니카 역으로 캐스팅됐다. 모니카는 남편들의 갑작스러운 죽음 후 보험금을 받기 위해 남장을 해야 하는 주부들에게 과거의 전공을 살려 남자 연기법을 전한다. 남장을 해도 이성을 홀리는 완벽한 미모임에도 무대 위에서 바지를 내리는 파격적인 모습까지 선보이며 몸을 사리지 않는 맹활약을 펼친다.공승연은 "첫 남장 연기"라며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괜찮은데?' 싶더라"라고 자신감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처음 대본과 분장을 했을 때 저희끼리도 초토화됐다"며 "연습 때 충분히 웃어서 무대 위에서는 웃지 않고 진지하게 연기할 수 있게 된 거 같다"고 나름의 코미디 연기 비법을 전했다. 다음은 공승연과 일문일답.▶ 첫 연극 무대에 오른 소감이 궁금하다.= 너무나 꿈꿔왔던 무대이자 자리였다. 처음엔 너무 많이 떨었다. 그런데 끝나고 나
KBS교향악단과 도쿄필하모닉이 지난 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만났다.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한 프로젝트로 전날 일본 도쿄 오페라시티에서도 합동공연을 했다. 1부는 한국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일본 피아니스트 이가라시 가오루코가 모차르트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했다. 2부에서는 말러 교향곡 1번이 이어졌다. KBS교향악단 단원 56명, 도쿄필하모닉 단원 55명이 함께하며 물리적인 균형을 맞췄고, 지휘자 정명훈이 지휘를 맡아 이들을 화학적으로 결합시켰다. ◇ 韓·日 대표 오케스트라의 협연도쿄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오케스트라 중에 왜 도쿄필하모닉이 선택됐을까. 정명훈과의 인연 때문이다. 정명훈은 오랜 시간 도쿄필하모닉 명예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예술이라는 매개로 맺어진 이 관계는 어느 관계보다 특별하다. 도쿄필하모닉과는 최근까지도 한국에서는 잘 시도하지 않던 다양한 레퍼토리를 함께하며 음악적 비전을 공유해왔다.성과도 대단했다. 일본 매거진 ‘음악의 벗’에선 매년 평단이 최고 공연을 꼽는데, 2023년엔 정명훈과 도쿄필하모닉의 베르디 ‘오셀로’가 2위를 차지했다. 당시 3위가 베를린필하모닉의 일본 공연이었으니 정명훈과 도쿄필하모닉이 얼마나 뛰어난 공연을 했는지 알 수 있다.이날 합동공연의 1부는 모차르트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이었다. 두 피아니스트는 특별한 개성을 드러내기보다 모차르트 작품 곳곳에 불을 비추며 작품을 조망했다. 서로의 소리를 듣는 과정도 즐거웠지만 오케스트라 각 악기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합을 맞추는 일 자체가 즐거워 보였다. 앙코르는 두 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