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내 의료시설 16%만 제 기능…"군벌이 점령한 병원체 실험실 위험성 평가 중"
WHO "유혈사태 속 수단, 식량·의료 문제로 사망자 더 나올 듯"
군벌 간 무력 분쟁으로 유혈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수단에서 식량과 의료 서비스 부족으로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예상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6일(현지시간) 제네바 WHO 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수단에서는 무력 분쟁 자체로 발생한 사망자와 부상자 외에도 각종 질병과 식량 부족, 의료 서비스 중단으로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서는 전체 의료 시설 중 16%만 제 기능을 하고 있다"면서 "많은 구급대원과 간호사, 의사 등은 부상한 민간인에게 접근할 수 없고 민간인도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사망자 가운데 4분의 1은 기본적인 출혈 관리만 했어도 살릴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수단에서는 지난 15일부터 군부 일인자인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수도 하르툼을 비롯한 곳곳에서 전투를 벌였다.

유엔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최소 459명이 숨지고 4천명 이상이 부상했다.

이날 WHO는 하르툼에 있는 국립 병원체 연구실이 군벌 세력에 의해 점령됐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 연구실에는 소아마비와 홍역 등 인체에 치명적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체 샘플이 보관돼 있다.

마이클 라이언 WHO 비상대응팀장은 "연구실 점령 상태가 공중 보건에 어떤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언 팀장은 "연구실 직원들이 강제로 이 장소를 떠나고 비전문가들이 그 실험실에 들어가면 항상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주된 위험은 연구실 내 개인이 우발적으로 병원균에 노출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