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원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은행 불안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확산한 영향으로 파악된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40원50전까지 상승(원화 가치 하락)했다. 환율이 장중 134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11월 29일(1342원) 후 5개월 만이다. 지난 24일부터 사흘 연속 장중에 연고점을 넘어서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4원10전 오른 1339원10전에 개장해 장 초반부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오후 들어 소폭 하락해 1336원30전에 마감했다. 종가를 기준으로도 24일(1334원80전) 기록한 연중 최고치를 돌파했다. 환율이 상승한 것은 한국의 무역수지 악화로 인한 펀더멘털(기초체력)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미국 지역은행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커지며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후 ‘다음 차례’로 지목된 지역은행 퍼스트리퍼블릭에서 예금이 대규모로 이탈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은행 위기설’이 재점화한 결과다.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25일(현지시간) 49.4% 폭락했고 미국 4대 은행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위기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의 가치가 하락(환율은 상승)한 것이다.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99원51전으로 1000원에 육박했다.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가(993원25전)에서 6원26전 올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