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발언·산불 술자리·의회패싱 잇단 논란에 궁지
보좌관 2명 교체 단행…5급 이상 3명도 적임자 물색

최근 잦은 구설과 '의회 패싱' 논란으로 궁지에 몰렸던 김영환 충북지사가 정무라인 교체로 국면 전환에 나선다.

김영환 충북지사, 정무라인 교체로 국면 전환 모색
충북도는 김진덕 정책보좌관(4급 상당)의 후임으로 정초시 전 충북연구원장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김 보좌관은 이날 김 지사를 만나 사표를 제출했고,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26일 바로 정 전 원장에서 임명장을 전달할 방침이라는 게 도의 설명이다.

도는 또 최현호 특별정무보좌관(2급 상당)의 후임으로 황현구 청주방송 전무이사를 내정하고, 행정안전부와 인사 협의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인선은 김 지사가 정무라인 교체 의사를 밝힌 지 하루만의 일이다.

김 지사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원래 취임 1년이 됐을 때 정무라인을 교체하려 했는데, 전문성과 객관성을 고려해 조기에 변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적임자를 다 찾지는 못했지만, 가능하면 많이 바꾸려 한다"고 말했다
도청 안팎에서는 도정 전반을 보좌하고 지사의 방침에 맞춰 여론을 형성해야 할 정무라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문책성 교체가 이뤄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최근 산불 술자리 논란을 비롯한 각종 악재로 여론이 악화하자 김 지사가 정무라인 교체로 국면전환을 시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지사는 지난달 7일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을 '통 큰 결단'이라고 치켜세우며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는 내용의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쓴 이후 시민사회단체 등의 큰 반발을 샀다.

또 같은 달 30일에는 김 지사가 산불 발생으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제천을 방문하지 않고 인근 지역인 충주에서 술자리를 가진 사진이 SNS에 올라오면서 여론이 더욱 악화됐다.

지난달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인선 과정에서는 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아 '의회 패싱' 논란이 일면서 의회와 불편한 관계가 형성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지난 18일 개회한 도의회 임시회에서 김 지사의 역점사업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직격탄을 맞았다.

일련의 논란을 진화하는 과정에서 정무라인의 역할이 미진했던 만큼 이번 인사 단행이 궁지에 몰린 김 지사에게 돌파구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김 지사는 5급 이상 보좌진 3명을 더 교체하기로 하고, 적임자를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