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가 쿠팡 노동조합 결성을 위해 창립대회를 개최한 지난 24일 한 택배노조 간부가 집회가 끝난 후 쿠팡 측 건물로 진입을 시도하다 여러명에게 폭행을 저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노사간 충돌을 우려해 사전에 경찰이 현장에 배치됐었는데도 피의자는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난동을 피웠고, 결국 피해자들이 맞는 동안 경찰이 말리지 않으며 폭행을 방관했다는 지적을 받게됐다.

25일 한국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택배노조 간부 출신 A씨는 지난 24일 오후 9시쯤 경기 용인시 쿠팡 용인3캠프 입구에서 진입을 시도하던 중 쿠팡 측과 마찰을 빚었다. 쿠팡 측 직원들이 무단으로 진입하려는 A씨를 말리려 했는데, 이에 화가 난 A씨가 직원들에게 욕설을 내뱉으며 주먹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A씨는 한 남성의 목덜미를 온몸으로 감싸 안은 뒤 바닥으로 밀치는 한편 다른 남성을 향해 주먹으로 얼굴을 정통으로 치기도 했다. 또다른 피해자에게는 양손으로 목을 조르며 뒤로 밀어 내기도 했다. 피해자는 총 5명으로 파악된다. 이 중 1명은 119에 실려 간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서 경찰 등을 향해 “도와주세요” 등을 연신 외쳤지만 A씨의 행패를 말리는데 역부족이었다. A씨는 “하지마세요”라는 주변 만류에도 “X새끼” “XX 새끼들” 등을 외쳤고 회사 내 기물을 발로 세게 걷어 차는 등 소란을 이어갔다. 특히 난동을 바라만보는 경찰들을 노려보며 “경찰 뭐해? 경찰 구경해?”라고 소리지르기도 했다. A씨는 자신을 노려보거나 영상을 사람들을 향해 폭력을 행사할 것처럼 다가서자 사람들은 겁을 먹고 뒷걸음질치며 도망치기도 했다.

이날 A씨의 난동으로 다른 쿠팡 노동자들은 큰 불안감을 느꼈다고 한다. 한 쿠팡 택배노동자는 “민주노총 택배노조가 마치 우리 모두를 대변하는것 처럼 언론에 보도됐는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폭력행위를 일삼는 A씨의 횡포가 우리 전체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알려질까 두렵다”고 말했다. 또한 “현장에 경찰이 있었음에도 경찰은 피해자들이 맞는 동안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공권력도 결국 노조의 힘을 두려워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한 간부가 지난 24일 경기도 용인 수지구 쿠팡 배송 캠프에 진입을 시도하자 이를 막는 쿠팡 직원들을 욕설을 하며 폭행을 하고있다./독자 제공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한 간부가 지난 24일 경기도 용인 수지구 쿠팡 배송 캠프에 진입을 시도하자 이를 막는 쿠팡 직원들을 욕설을 하며 폭행을 하고있다./독자 제공
‘경찰 방관’ 지적에 대해 경기남부경찰청 측은 “집회 시간 끝난 후 충돌이 우려돼 현장에 경찰을 배치했다”며 “하지만 현장 경찰들이 폭행이 벌어졌을 당시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고 현재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자 조사중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택배노조는 이날 오전 8시 경기도 용인과 김포, 서울 송파에서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의 노동 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노조 창립 집회를 열었다. CLS는 각 택배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퀵플렉서(택배 기사)의 경우 각 대리점 소속으로 일하고 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