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앞두고 中외교부·관영지 이어 대사관까지 對한국 공세
주한中대사관 "韓, 수교때 '하나의 중국' 존중…내정간섭 반대"(종합)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 반대'를 천명한 윤석열 대통령 발언 이후 중국발 대한국 공세가 멈출 줄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주한중국대사관은 24일 대만 문제와 관련한 입장문을 내고 한국이 노태우 정부 당시인 1992년 한중수교 때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했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이날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채널에 대변인 명의로 올린 5개항의 입장문에서 1992년 8월 24일 한중 양국이 베이징에서 서명한 외교관계 수립 공동성명 제3조 내용을 거론하며 이같이 밝혔다.

대사관은 "한국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중국의 유일 합법정부로 승인하고,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중국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한국 측이 한 엄숙한 약속이며, 중한관계 발전의 정치적 기초"라고 부연했다.

이어 "중국 측은 대만 문제를 이용해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에 결연히 반대한다"며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의 내정이자,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며, 넘어선 안 될 첫번째 레드라인"이라고 밝혔다.

또 "국가통일과 영토의 완전성을 수호하는 것은 모든 개별 주권국가의 신성불가침 권리"라며 "중국 정부는 당연히 취할 수 있는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해 대만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통일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사관은 "평화통일과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는 우리가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기본 방침"이라며 "중국은 최대한의 성의를 가지고 최대한 노력해서 평화통일을 쟁취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대사관은 한편 "한반도 문제는 대만 문제와 성격과 경위가 달라 비교할 수가 없다"고 밝힌 뒤 1945년 미국·소련 군의 한반도 남·북부 진주, 1948년 남북한 각각의 정권 수립, 1991년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등을 열거하며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남북 양국 국민의 통일 염원을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하며 대화와 협상을 통한 관계 개선, 화해 협력, 궁극적으로 자주적 평화통일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대사관은 이날 입장을 낸 배경과 관련,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이달초 회동,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등 동향을 소개한 뒤 "일부 국가가 대만 문제에서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고, 부정적인 언행을 했다"고 밝혀 윤 대통령의 로이터 인터뷰에 대한 대응임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19일 보도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해협 긴장 상황에 대해 "이런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대만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고 남북한 간의 문제처럼 역내를 넘어서서 전 세계적인 문제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비외교적 언사로 반발했다.

이어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그 다음날 연설에서 윤 대통령이나 한국을 특정하지 않은 채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는 막말성 강경 언사를 했다.

또 중국 관영 매체들은 최근 연일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설과 기사를 싣고 있다.

이는 대만 문제에 대한 통상적 대응에 더해, 오는 2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뤄질 대만 문제 논의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